국내 기업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갈수록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0일 상장기업들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이 상위 10%인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98년 이후 꾸준히 상승,올 1·4분기중 약 40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하위 10%인 기업은 지난 96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부채상환능력 양극화 심화되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4백23개 비금융 상장회사(12월 결산법인·1백9개 관리대상종목 제외)를 대상으로 올 1·4분기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대상 기업들의 전체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98년 1.0에서 99년 1.4,지난해 2.2,올 1·4분기 2.5로 꾸준히 상승,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업체 비중은 무려 32.2%로 작년(29.5%)보다 늘어났다. 대신 이자보상배율 3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작년 31.9%에서 올 1·4분기 35.5%로 늘어 전체적인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이 향상된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자보상배율 상위 10% 기업은 지난 96년에서 98년까지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6∼7정도에 머물렀으나 이후 급격히 상승,올 1·4분기 무려 39.9까지 뛰어올랐다. 반면 하위 10% 기업은 지난 96년 이후 0이하를 밑돌며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은행도 이날 외부감사대상 제조업체 3천8백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0년중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결과를 발표,이 기간중 제조업체 전체의 금융보상비율은 2백75.5%로 지난 99년(2백53.9%)보다 21.6%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수도 늘어나 기업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한은 조사결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수입으로 이자(금융비용)도 갚지 못하는 금융비용 보상비율 1백% 미만인 업체 비중은 29.3%(1천1백15개)로 지난해(24.2%)보다 5.1%포인트 늘어났다. 이런 기업에는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그룹 계열사가 5개사,5∼30대 그룹 계열사가 32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체의 30%에 가까운 기업이 돈을 벌어 이자도 못갚는 만큼 지속적인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