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5일 최근 구입한 승용차의 차량번호를 '2002'에서 '8XXX'로 교체했다. 이 총재는 자동차 대행사에 부탁해 받은 차량번호가 2002번이어서 "내년 대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듣게되자 관계자들을 불러 "남들한테 오해받을 짓을 왜 했느냐"며 즉각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에 따라 총재 비서실은 경찰측에 차량번호 교체를 여러차례 요청, 새로운 번호를 받아냈다는 것.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총재 승용차 번호가 알려져 경호상의 문제가 있고 불편한 점도 적지 않아 기존 차량번호를 반납하고 새 번호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총재는 최근 전국 가뭄현장을 시찰하면서 주민들이 '2002'라는 차량 번호만 보고 이총재 승용차인 줄 알고 차량 주변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이동에 지장을 받는 등 곤욕을 치른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총재는 잦은 고장으로 지방출장때 애를 먹은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에쿠스(3천500cc) 승용차로 교체했으나 차량번호가 대선이 실시되는 내년(2002년)을 연상케하는 '서울43더 2002'여서 "모종의 압력을 행사한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