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나 상표를 한꺼번에 노출하지 않고 단계별로 소개하는 티저기법의 광고가 신문 TV SP 인터넷 영화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각광받고 있다. 티저광고는 기억도와 주목률을 높여 화제를 모으기 위해 보통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많이 사용된다. 지난해 버스 등에 게릴라식으로 나붙었던 "선영아 사랑해"처럼 아이디어가 좋으면 대박을 터뜨리는 게 티저광고이다. 신문이나 TV티저광고는 보통 1~2주정도 내보낸뒤 본광고를 시작한다. 하나로통신은 초고속인터넷의 통합브랜드 이름을 "하나포스"로 정하고 이달들어 티저광고를 집행했다. 광활한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아래 하나의 힘이 온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사이버 전사의 얼굴이 클로즈 업되며 끝나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있다. 사이버 전사는 인기탤런트 전지현으로 본편에서 사이버 세계의 절대자로 등장한다. 경쟁사제품인 한국통신의 메가패스가 곧 새 광고를 선보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한 발 앞서기 위해 예정에 없던 티저광고를 제작했다는 후문. 금호타이어도 지난달 솔루스스포츠를 출시하고 1주일정도 티저광고를 내보냈다. 제품명은 숨긴 채 "V보다 빠르다""Z가 온다"는 의미심장한 카피를 사용했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의 대표브랜드 블랙버드V에 도전장을 내민 비교광고이기도 하다. 계기판 바늘이 시속 2백Km대로 치솟으며 "부릉부릉"엔진소리가 들리고 가수 엄정화의 "따라오지 마"란 멘트로 끝을 맺는다. 본광고에서 엄정화는 카리스마 가득한 매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LG IBM의 기업이미지 광고도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내용을 티저와 본광고로 나눠 풀어냈다. 티저광고는 TV화면이 갑자기 찌찌직거리며 화성인의 얼굴이 화면에 뜨고 지붕위로 외계의 우주선들이 쳐들어 오는 장면에서 끝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제작된 본편광고에서는 화성인 대장이 "지구에서 딱 하나 찍어둔 컴퓨터가 있다"며 지구를 침공한 이유를 설명한다. 미국 워너브라더스사에서 영화화면(스톡)을 사서 제작했다고. 해태음료도 지난3월 새음료 "T"를 론칭하면서 티저광고를 선보였다. 2편이 동시에 만들어져 5초정도 잠깐 비추고 사라지는 독특한 형식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여자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이마와 코를 따라 T가 붓글씨처럼 새겨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소름"도 얼마전 티저형식의 예고편과 포스터를 만들어 극장가에 화제를 뿌렸다. 예고편은 음산한 분위기의 촬영현장 사진을 연이어 보여줄뿐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선 어떤 힌트도 주지 않아 호기심을 불러모았다. 포스터 역시 주연배우의 얼굴을 등장시키지 않고 누구의 손인지 알 수 없는 어른과 아이의 손만 등장시켰다. 인터넷 카드업체인 레떼도 커뮤니케이션 포탈사이트로의 개편을 앞두고 티저형식의 온라인광고를 내보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새로운 레떼가 시작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5초짜리 동영상이 돌아가게 해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