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10일 공개한 지난 98년 이후 3년간 공기업 경영성과 분석자료는 정부지원과 독점적 지위속에 안주해온 공기업의 경영혁신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부출자 금융기관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20개 출자기관과 13개 투자기관 등 33개 공기업의 지난 3년간 총 수지는 1조1천439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별기업의 재무제표 내용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연결재무제표 대상 24개기관의 연결실적을 감안하면 총손실은 12조7천762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이 의원은 분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로 본 33개 공기업의 재무 안정성이499개 상장법인보다 나쁜 것으로 드러나 향후 경영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다음은 이 자료에 나타난 주요 항목별 공기업 경영상태. ◇명예퇴직금 추가 지급 = 지난 3년간 33개 정부투자.출자기관에서 구조조정 일환으로 퇴직한 직원은 모두 4만4천587명이며, 이들에게 지급된 정규 퇴직금 이외의추가 지급액은 1조7천691억원에 달한다. 1인당 추가지급액을 집단별로 나눠보면 ▲비금융출자기관 4천700만원 ▲금융출자기관 3천900만원 ▲투자기관 2천900만원 등이다. ◇공공부문 경영혁신 = 계열 자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9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말사이 한국전력과 한국통신, 주택은행,국민은행 등 4대 공기업과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그룹을 대상으로 부당거래를조사한 결과를 보면 총액기준으론 4대 공기업의 내부거래액(623억원)이 4대 재벌(1천262억원)보다는 적으나, 매출액대비 부당지원액은 공기업이 0.098%로 민간기업 0.029%)보다 높았다. ◇재무안정성 = 정부예산에 의한 증자 등으로, 금융출자기관을 제외한 정부투자.출자기관의 경우 지난 3년간 평균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은 시장평균보다 양호했다. 투자기관 및 비금융출자기관의 경우 부채비율은 133.7%, 자기자본비율은 42.8%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금융기관을 제외한 483개 상장법인은 각각 170.2%와 37.0%였다. 그러나 금융기관을 포함하게 되면 상황은 역전된다. 공기업 평균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465.6%, 17.7%로 499개 상장기업 평균치 379.7%, 20.8%보다 높다. 특히 이 기간 정부는 총 42조667억원을 공기업에 출자했으나 이 가운데 14조9천억원이 감자돼 국민손실로 귀착됐으며, 증자액 가운데 2조9천167억원은 순환출자돼뻥튀기 출자를 금지한 정책의지를 정부 스스로 어긴 셈이 됐다. ◇수익성과 생산성 = 금융출자기관을 제외한 공기업의 수익성지표는 시장평균보다 양호했으나 전체 공기업의 수익성지표는 시장평균보다 불량했다. 수익성의 한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의 경우 금융기관을 제외한 공기업은 3.8%로금융기관 제외 상장법인(3.5%)보다 양호했으나, 이를 모든 공기업으로 확대할 경우에는 -4.4%로 역시 금융기관을 포함한 상장법인 평균보다 지표가 떨어졌다. 생산성의 경우도 마찬가지 추세이나, 다만 부가가치율의 경우 모든 공기업에 확대 적용해도 25.2%로서 모든 상장기업 평균인 16.9%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는 영업활동 결과 발생한 이익을 주주보다 종업원 등에 우선배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의원은 분석했다. 금융출자기관을 제외한 24개 투자.출자기관 가운데 3년평균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1 이하인 기업도 9개에 이른다. 교육방송공사, 농업기반공사, 석탄공사, 광업진흥공사, 주택공사, 송유관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토지공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