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품단위 PC 구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5일 환경오염을 막고 자원재활용률도 높이기 위해 컴퓨터 구입시 무조건 함께 구입하던 키보드와 마우스를 별도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PC업계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현재 '세트단위'에서 '부품단위'로 세분화해 PC를 판매하도록 해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겠다는 것. 그러나 국내 PC업계는 이러한 환경부의 방침에 회의적이다. A사 관계자는 "PC 구입자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층이 제품을 구입할 때 모든 주변기기를 새 것으로 구입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키보드, 마우스를 선택사양으로 판매해도 결국 현재와 같은 구매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키보드나 마우스는 소모품이므로 다른 PC 부품보다 고장이 잦아 수시로 교체해 줘야 한다"며 "이러한 소모품을 어느정도까지 재활용을 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업계는 또 최근 키보드 자체에 인터넷 연결, CD-롬 개폐 등 각종 기능키가 장착돼 PC의 성능을 크게 높임으로써 기존의 키보드와는 차별화된 편리성을 제공하고있는 것도 소비자가 기존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요즘 생산되는 PC가 USB방식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도록설계돼 있어 기존의 키보드나 마우스와 호환되지 않는 제품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키보드나 마우스를 따로 구입했을 경우 지금처럼 PC 판매업체가 일괄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이 불가능해 이들 부품에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어떤 업체가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할 것인가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져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는 이어 "키보드나 마우스가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캠페인 형식으로 폐품 회수운동을 벌이는 것이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