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주인에 대한 충성과 귀소본능으로 진돗개가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간 진돗개가 옛 주인을 잊지 못해 7개월간 헤매다 결국 진도의 옛집을 찾아 갔던 것.

천리가 넘는 진돗개의 여정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백구"란 이름의 이 개는 나중에 TV광고와 애니메이션에 등장,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작년말 애니메이션과 같은 타이틀로 출시된 "하얀마음 백구"는 순수 국산 캐릭터 애니메이션 게임이란 점에서 제작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출시된지 반년도 채 안돼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얀마음 백구"의 여정에 동참해보자.

<>게임 속으로= "하얀마음 백구"는 예전 오락실에서 볼 수 있었던 "너구리"와 비슷하다.

백구는 옛 주인을 찾아 산과 들을 오르내리며 모험을 한다.

아이들이 쉽게 즐길수 있도록 단순하면서도 흥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동작은 컨트롤키 알트키 방향키만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익히기도 쉽다.

개장수,사나운 개,벌레,개구리 등의 캐릭터들이 깜찍하다.

백구는 이 적들을 점프해서 밟거나 폭탄 사과 등을 던져 물리친다.

개장수의 감옥 같은 창고에서 스테이지는 시작된다.

이곳을 탈출하면 들판 기차 강 등 새로운 배경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실제로 백구가 팔려갔던 개장수의 집에서 뛰쳐나가 대전에서 진도까지 갔던 여정을 밟는 듯 하다.

기차가 달리는 장면에서는 빠른 속도감을 느낄수 있다.

스테이지가 바뀔 때는 백구가 신이 나서 귀엽게 춤을 추기도 한다.

스테이지마다 특성이 달라 한판 한판 넘어가는 재미와 성취감이 꽤 쏠쏠하다.

"하얀마음 백구"는 창고를 탈출해 적들을 물리치며 진도까지 찾아가는 "백구 게임"과 다마고치와 같이 컴퓨터 안에서 백구를 키우는 "백구 다마"로 구성되어 있다.

폭력적인 대전 게임을 탈피해 아이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애완동물처럼 보살필수 있다.

백구에게 밥을 주거나 목욕을 시키고 놀아줄 수도 있다.

간지럽히거나 공을 던져 놀아주면 백구의 눈이 초롱초롱 해지고 목욕을 시키면 온몸이 반짝거린다.

아이들이 한때 열광했던 다마고치를 키우는 재미를 "하얀마음 백구"에서 똑같이 느낄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선혈이 난무하지 않으면서 재미를 주는 게임을 추천하기란 쉽지 않다.

"하얀마음 백구"는 어린이 게임 "멀크와 스웽크"로 게임시장에 진출한 키드앤키드닷컴이 만들었고 한빛소프트가 유통을 맡고 있다.

이 게임은 문화관광부 우수게임 사전지원작으로 선정될 만큼 제품성이 뛰어난데다 한빛소프트의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의외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온게임넷에서는 "하얀마음 백구" 게임대회도 열리고 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롤플레잉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얀마음 백구"의 성공은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적 캐릭터와 배경,잔인하지 않은 정서야말로 이 게임의 매력이다.

로스엔젤레스=이진오 게임일보(www.gameilbo.com)대표 gameilb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