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계열사였던 오리온전기가 워크아웃 중단 위기를 맞고있다.

오리온전기의 워크아웃 중단여부는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 똑같이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과거 대우계열 거래기업의 경영정상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귀축가 주목된다.

18일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7위의 모니터용 브라운관(CRT) 제조업체인 오리온 전기는 현재 사실상 부도상태에 있다.

채권단이 어음할인 한도를 3개월 단위로 연장해줘 가까스로 부도를 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말까지 회사채 이자 5백30억여원을 지급해야하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리온전기는 지난해 1조5백62억원의 매출에 무려 2천7백44억원의 적자(당기순손실)를 기록했다.

당초 계획했던 매출 1조2천7백3억원,영업이익 4백12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게다가 외부감사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아 증권거래소 관리종목으로 편입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채권금융기관의 경영평가에서도 워크아웃 기업 중 최하등급인 ''D(부진)''판정을 받았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최근 한국기업평가에 의뢰,실사를 벌인 결과 오리온전기는 계속기업가치(8천1백90억원)가 청산가치(4천6백28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외법인의 실사결과를 합치면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유일한 회생전략으로 거론되는 CRV(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 설립도 채권단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CRV 설립을 위해서는 오리온 전기가 발행,현재 투신권과 산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정리돼야 한다.

채권단은 회사채 발행을 전액 보증한 서울보증보험이 이중 2천억원 가량을 대지급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CRV추진을 위해서는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문제는 파장이 현재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대우전자 대우통신 등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우전자는 오리온전기로부터 연간 1천억원어치의 TV 및 모니터용 브라운관을 공급받고 있다.

대우통신은 대우전자에서 모니터를 공급받아 컴퓨터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오리온전기가 워크아웃 중단 위기에 몰린 것은 물론 영업부진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와 자구계획의 이행부진 때문이다.

오리온전기는 지난해 자구계획의 11%밖에 이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PC경기의 침체로 주력 제품인 모니터용 브라운관(CPT)의 판매가 부진해 영업실적도 악화됐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