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언제쯤 지리한 박스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4일 종합주가지수가 마침내 600을 넘어섰다.

종가기준으론 지난 2일(608.48)이후 8일(거래일 기준)만이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월22일 627.45를 고비로 지루한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이 기간중 장중 최저가는 573.52,장중 최고가는 620.78이었다.

불과 50포인트 안에서 상승과 하락의 방향을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엔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599.81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14일엔 상황이 달라졌다.

종가기준으로 600선을 뛰어 넘었다.

거래량도 3억주대에서 벗어나 4억1천만주로 늘었다.

거래대금도 2조원을 넘어섰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장세"도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지리한 박스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2차랠리"에 돌입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비록 단기간에 박스권이탈이 힘들겠지만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 이달말께는 전고점을 뚫고 700선에 도전하는 양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의 경기급락현상을 감안할 때 기대감에 의해 부풀려진 주가는 결국 하락으로 반전하고 말 것이란 주장도 상당하다.

다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2차랠리가 시작된다=국내외 금리인하에 따른 제2차 유동성장세가 도래할 것이란 낙관론이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은행으로만 집중되던 시중자금이 제2금융권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주식이나 주식형펀드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는 않고 있지만 저금리기조가 정착될 경우 시중부동자금은 주식으로 발걸음을 돌릴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번 1차랠리에서 고춧가루를 뿌리는 역할을 했던 국내기관투자가의 행보에 주목한다.

그동안 600이상에서는 매도우위를 보이던 기관들은 이날 7백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보였다.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증시격언을 감안할 때 주가상승에 대비한 선취매라는 것이 펀드매니저들의 설명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은 "1차랠리가 외국인에 의한 나홀로장세였다면 2차랠리는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끌어가는 쌍끌이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차랠리는 없다=이날 종합주가지수가 600을 넘어섰지만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최근의 주가는 정부의 ''립서비스''에 의해 견인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물경기가 급강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실현이 힘든 ''연기금 주식투자확대방침''등에 따른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오른 만큼 정부가 피워낸 ''연기''가 걷히면 주가도 결국 미끄러지고 말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경기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기경착륙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중앙은행이 재할인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3월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제로''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전고점을 뚫고 2차 랠리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략=주가가 박스권양상을 보이면서도 순환매는 비교적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도 삼성전자등 핵심블루칩 위주에서 우량금융주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교체매매를 행하고 있다.

조상호 한빛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삼성물산 효성 현대모비스등 주가가 1만원 이하인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종목은 연초 오름폭이 작은데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길목지키기도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