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아주 잘 나가는 두 기업인의 책이 서점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비벤디 유니버설그룹의 쟝-마리 메시에 회장과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저서다.

메시에 회장의 "j6m.com(의역:나는 세계를 지배한다)"는 이미 6만권 판매를 기록했다.

그는 이 책을 낸후 가는 곳마다 인기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여러 TV방송의 문학 프로그램에 초대받았으며 오락용 버라이어티 쇼에도 출연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창조적 정열(La passion creative)"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간 한 달만에 2만5천부나 팔렸다.

메시에 회장은 지난해 시그램-유니버설을 인수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인물이다.

아르노 회장은 세계 제1의 고급 유명제품 그룹 LVMH 회장이다.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프랑스 대기업 총수이자 구경제와 신경제의 접목에 성공한 기업인이란 것.상수도 및 환경산업 업체 비벤디는 이동통신를 비롯해 방송 영화 등 인터넷 콘텐츠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LVMH그룹은 루이뷔통과 크리스티앙 디오르와,헤네시 코냑,모에샹동 샴페인 등 세계적 명품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년전부터는 인터넷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무료 인터넷 접속업체 리버티서프는 아르노 회장의 독립 자회사다.

최근엔 명품 온라인 매장을 개설했으며 인터넷 뱅킹 사업도 준비중이다.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의 책을 통해 인수합병(M&A) 과정과 전략,숨겨진 뒷 이야기를 마치 스릴러 소설처럼 흥미진지하게 들려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갑작스러운 사건 전개는 존 그리샴의 서스펜스를 능가한다는 평도 있다.

최근 프랑스의 기업인 저서 인기와 관련해 비평가들은 거대 인수합병 바람이 불면서 기업전쟁 스토리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999년 수개월에 걸친 소시테 제네럴과 BNP간 열띤 인수합병전은 그해 여름 최고 인기 연속극이었다.

또 10년간 계속된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기업을 국제무대 주인공으로 부상시킨 자국 기업인들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과 자부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두 경영인은 신경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미국과 북구유럽에 비해 디지털 산업이 뒤졌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프랑스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견해도 있다.

저자 입장에서 보면 주주 이익보장이 강조되는 요즘 자신의 전략 및 경영 방향 제시와 함께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따라서 출판계의 기업인 저서 베스트 셀러화는 독자의 호기심과 기업인의 자기 정당화라는 두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프랑스 기업인의 인기도는 미국 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의 저서가 6백만부 팔린 것과 최근 거액 저작권 계약을 한 잭웰치 GE회장의 수준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인기는 과거 프랑스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큰 사회적 변화다.

오랫동안 대기업 최고 경영인은 거액의 부를 감추고 자린고비 행세하는 부정적 인물로 묘사되곤 했었다.

그러나 신경제 붐과 함께 성공하는 기업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는 것 만은 틀림없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worldonlin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