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새해 경제 진단 : (대담) 진념 재경부장관-노성태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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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민.주택은행에 이어 올해엔 기업금융을 주로 하는 우량 은행들이 합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장관은 지난달 27일 오후 은행연합회관 9층 회의실에서 노성태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가진 신년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지방은행들이 수신은 지금처럼 하되 자산은 전국단위 은행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운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경제가 올 상반기, 특히 1.4분기에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충실히 추진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경기조절정책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노 주필=금년 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진 장관=작년 하반기부터 경제 성장률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 여파로 올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4~5%에 그칠 것 같습니다.
물가나 무역환경도 좋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4대부문 개혁을 착실히 추진하고 투자하는 사람, 기업하는 사람, 주식투자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나가면 하반기에는 5~6%로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그 결과 올 한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5~6%정도로 수렴되고 물가는 3% 내외, 경상수지는 50~70억달러, 실업률은 4%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노 주필=하반기가 되면 건실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인데 거기에는 여러가지 전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관께서 가정하고 있는 전제들이 예상과 달리 움직일 경우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진 장관=내년 하반기부터 경제가 정상궤도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는 첫째 내년 상반기 중 원유공급과잉으로 유가가 안정될 것이고 둘째 미국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지요.
세번째로는 반도체 수출이 소폭증가세를 보일 것이고 네번째로는 구조조정의 착실한 마무리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경기조절정책이 추진될 것입니다.
이런 예상과 달리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에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하락하고 실업률은 증가하며 경상수지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래서 정부는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어떻게 변할지, 그런 것들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노 주필=정부에서 생각하는 경기부양책은 무엇인지요.
<>진 장관=저는 "경기부양"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경제는 거시지표는 매우 양호하지만 체감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를 일치시키는 것,특히 지방 건설산업을 활성화하고 투자를 촉진시키며 소비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을 금년 경제운용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향에서 구조조정 추진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부경기를 좋게 하는 정책을 부분적으로 쓰려고 합니다.
<>노 주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자가 늘어나기 마련이어서 걱정입니다.
물론 사회안전망이 마련돼 있지만 실업자수가 1백만명이 넘는다면 지금의 안전망으로 충분하지 않지요.
보완책이 필요한 건 아닙니까.
<>진 장관=금년 1.4분기 실업자수는 96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1백만명까지 가지 않을 것입니다.
또 외환위기 전과 비교하면 사회안전망이 크게 확충되지 않았습니까.
고용보험제도 확대실시,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의약분업, 직업훈련제도 등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는 현재 있는 제도를 제대로 작동시키는 데 더 신경을 쓸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실업자들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근로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올해 사회간접자본(SOC)투자예산 중 70%정도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민간을 대상으로 체결하는 물품구매계약도 최대한 상반기로 앞당길 예정이며 공공근로사업도 상반기에 최대한 확대할 방침입니다.
<>노 주필=화제를 금리문제로 바꿔보지요.
현재 금리는 한자릿 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금리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지 않습니까.
예금금리가 낮다보니 장롱속에 있는 현금이 제도금융권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지요.
특히 외환자유화와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가 실시되는 올해는 제도권에 있는 예금조차 밖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대출금리 측면에서 보면 금리가 낮긴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이 금리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금리가 극소수 기업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금리가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진 장관=지금 정부가 쓰고 있는 금리정책이 옳다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입니다.
현재 금융시장에 유동성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기업도산에 대한 불안감과 잇따른 금융사고 등으로 동맥도,정맥도 막혀있다는게 문제지요.
이걸 뚫어주는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상반기 중에 신용보증기금과 산업은행을 동원해 자금시장을 안정시킬 겁니다.
이를 통해 건실한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당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 주필=설문조사를 해보면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의 가장 큰 과제로 구조조정과 금융시장 안정을 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실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킨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지주회사가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진 장관=지난해 말 우량은행인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에 합의했지 않습니까.
금년엔 기업금융을 주로 하는 우량은행들이 합병할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정부는 우량은행간 합병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고 각종 인허가를 해주는 등 지원만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대해서는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수 없지요.
이를 위해 수익을 얼마수준으로 맞출지에 대한 계획을 내라고 했고 그걸 보고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것도 한번에 투입하지 않고 두차례로 나눌 예정입니다.
첫 투입 후 6개월 쯤 지난 뒤 경영개선계획의 이행정도를 보고 두번째 투입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산부채계약이전(P&A) 등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어요.
지방은행들도 부실을 털고 경영기법을 쇄신하면 지방의 틈새시장에서 얼마든지 살아날 방법이 있습니다.
지방은행은 수신은 잘되는데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게 문제지요.
이들은 수신기능은 그대로 두되 대출이나 기타사업은 시중 은행들과 전략적제휴를 맺거나 지주회사를 매개로 통합하도록 하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노 주필=2금융권에 대해서도 고민할 게 많다.
종합금융사들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고 금융권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2금융권을 따로 보호할 수는 없다.
제2금융권은 어떤 사업모델 갖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진 장관=금융상품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종금사는 기업금융을 매개하는데 장점이 있다.
투자은행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변신하면 충분히 자기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용금고는 공신력 높일 수 있도록 사외이사제도나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시켰다.
또 명칭을 저축은행으로 변경시킬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지금이 지식정보화시대라는 점이다.
인터넷 뱅킹시대에 은행 종금 금고 등 모든 금융기관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점포를 늘리는 게 능사인 시대가 아니다.
전략적제휴나 네트워크가 관건이다.
<>노 주필=최근 경제 5단체장들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산전산후휴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등에 대한 입법논의를 중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정부입장은 무엇인지요.
<>진 장관=산전산후 휴가문제와 관련해서는 제도는 도입하되 노사가 협의하면 생산성을 저하시키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조전임자문제는 예민한 사안이예요.
노조든 경영진이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서로 힘을 모은다는 전제 하에 노사 자율에 맡기려고 합니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회사발전은 생각지도 않고 밤낮으로 경영활동을 방해하려고 하는 노조가 있다면 월급을 주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노사가 하기 나름입니다.
<>노 주필=부실은행에 공적자금 투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계속 그 요구를 관철시킬 작정인가.
<>진 장관=당연하다.
공적자금은 잘못 운용하면 국민부담으로 귀결된다.
회수를 극대화하고 효과를 높이려면 그 은행을 경쟁력있고 수익성 있는 은행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노사간에 경영혁신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노사합의 없는 곳에 공적자금을 넣는다면 직무유기다.
<>노 주필=지난해 설비투자는 40%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이후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급속히 위축됐지요.
투자촉진책을 갖고 계신지요.
<>진 장관=올해 정부는 투자심리 활성화에 주력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세액공제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지요.
또 정보기술(IT)관련 설비 도입시 세액공제혜택을 주도록 했고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을 중심으로 투자 설비자금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세제 금융지원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업들이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도록 하는 정책을 많이 쓸 것입니다.
지난해 상공회의소에서 기업활동하는 사람들이 존경받고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해왔는데 그렇게 되도록 정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정리=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
진 장관은 지난달 27일 오후 은행연합회관 9층 회의실에서 노성태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가진 신년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지방은행들이 수신은 지금처럼 하되 자산은 전국단위 은행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운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경제가 올 상반기, 특히 1.4분기에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충실히 추진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경기조절정책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노 주필=금년 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진 장관=작년 하반기부터 경제 성장률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 여파로 올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4~5%에 그칠 것 같습니다.
물가나 무역환경도 좋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4대부문 개혁을 착실히 추진하고 투자하는 사람, 기업하는 사람, 주식투자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나가면 하반기에는 5~6%로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그 결과 올 한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5~6%정도로 수렴되고 물가는 3% 내외, 경상수지는 50~70억달러, 실업률은 4%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노 주필=하반기가 되면 건실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인데 거기에는 여러가지 전제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관께서 가정하고 있는 전제들이 예상과 달리 움직일 경우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진 장관=내년 하반기부터 경제가 정상궤도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는 첫째 내년 상반기 중 원유공급과잉으로 유가가 안정될 것이고 둘째 미국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지요.
세번째로는 반도체 수출이 소폭증가세를 보일 것이고 네번째로는 구조조정의 착실한 마무리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경기조절정책이 추진될 것입니다.
이런 예상과 달리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에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하락하고 실업률은 증가하며 경상수지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래서 정부는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어떻게 변할지, 그런 것들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노 주필=정부에서 생각하는 경기부양책은 무엇인지요.
<>진 장관=저는 "경기부양"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경제는 거시지표는 매우 양호하지만 체감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를 일치시키는 것,특히 지방 건설산업을 활성화하고 투자를 촉진시키며 소비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을 금년 경제운용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향에서 구조조정 추진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부경기를 좋게 하는 정책을 부분적으로 쓰려고 합니다.
<>노 주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실업자가 늘어나기 마련이어서 걱정입니다.
물론 사회안전망이 마련돼 있지만 실업자수가 1백만명이 넘는다면 지금의 안전망으로 충분하지 않지요.
보완책이 필요한 건 아닙니까.
<>진 장관=금년 1.4분기 실업자수는 96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1백만명까지 가지 않을 것입니다.
또 외환위기 전과 비교하면 사회안전망이 크게 확충되지 않았습니까.
고용보험제도 확대실시,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의약분업, 직업훈련제도 등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는 현재 있는 제도를 제대로 작동시키는 데 더 신경을 쓸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실업자들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근로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올해 사회간접자본(SOC)투자예산 중 70%정도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민간을 대상으로 체결하는 물품구매계약도 최대한 상반기로 앞당길 예정이며 공공근로사업도 상반기에 최대한 확대할 방침입니다.
<>노 주필=화제를 금리문제로 바꿔보지요.
현재 금리는 한자릿 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금리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지 않습니까.
예금금리가 낮다보니 장롱속에 있는 현금이 제도금융권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지요.
특히 외환자유화와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가 실시되는 올해는 제도권에 있는 예금조차 밖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대출금리 측면에서 보면 금리가 낮긴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이 금리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금리가 극소수 기업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금리가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진 장관=지금 정부가 쓰고 있는 금리정책이 옳다고 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입니다.
현재 금융시장에 유동성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기업도산에 대한 불안감과 잇따른 금융사고 등으로 동맥도,정맥도 막혀있다는게 문제지요.
이걸 뚫어주는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상반기 중에 신용보증기금과 산업은행을 동원해 자금시장을 안정시킬 겁니다.
이를 통해 건실한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당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 주필=설문조사를 해보면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의 가장 큰 과제로 구조조정과 금융시장 안정을 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부실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킨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지주회사가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진 장관=지난해 말 우량은행인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에 합의했지 않습니까.
금년엔 기업금융을 주로 하는 우량은행들이 합병할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정부는 우량은행간 합병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고 각종 인허가를 해주는 등 지원만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대해서는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수 없지요.
이를 위해 수익을 얼마수준으로 맞출지에 대한 계획을 내라고 했고 그걸 보고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것도 한번에 투입하지 않고 두차례로 나눌 예정입니다.
첫 투입 후 6개월 쯤 지난 뒤 경영개선계획의 이행정도를 보고 두번째 투입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산부채계약이전(P&A) 등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어요.
지방은행들도 부실을 털고 경영기법을 쇄신하면 지방의 틈새시장에서 얼마든지 살아날 방법이 있습니다.
지방은행은 수신은 잘되는데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게 문제지요.
이들은 수신기능은 그대로 두되 대출이나 기타사업은 시중 은행들과 전략적제휴를 맺거나 지주회사를 매개로 통합하도록 하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노 주필=2금융권에 대해서도 고민할 게 많다.
종합금융사들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고 금융권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2금융권을 따로 보호할 수는 없다.
제2금융권은 어떤 사업모델 갖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진 장관=금융상품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종금사는 기업금융을 매개하는데 장점이 있다.
투자은행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변신하면 충분히 자기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용금고는 공신력 높일 수 있도록 사외이사제도나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시켰다.
또 명칭을 저축은행으로 변경시킬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지금이 지식정보화시대라는 점이다.
인터넷 뱅킹시대에 은행 종금 금고 등 모든 금융기관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점포를 늘리는 게 능사인 시대가 아니다.
전략적제휴나 네트워크가 관건이다.
<>노 주필=최근 경제 5단체장들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산전산후휴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등에 대한 입법논의를 중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정부입장은 무엇인지요.
<>진 장관=산전산후 휴가문제와 관련해서는 제도는 도입하되 노사가 협의하면 생산성을 저하시키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조전임자문제는 예민한 사안이예요.
노조든 경영진이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서로 힘을 모은다는 전제 하에 노사 자율에 맡기려고 합니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회사발전은 생각지도 않고 밤낮으로 경영활동을 방해하려고 하는 노조가 있다면 월급을 주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노사가 하기 나름입니다.
<>노 주필=부실은행에 공적자금 투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계속 그 요구를 관철시킬 작정인가.
<>진 장관=당연하다.
공적자금은 잘못 운용하면 국민부담으로 귀결된다.
회수를 극대화하고 효과를 높이려면 그 은행을 경쟁력있고 수익성 있는 은행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노사간에 경영혁신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노사합의 없는 곳에 공적자금을 넣는다면 직무유기다.
<>노 주필=지난해 설비투자는 40%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이후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급속히 위축됐지요.
투자촉진책을 갖고 계신지요.
<>진 장관=올해 정부는 투자심리 활성화에 주력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세액공제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지요.
또 정보기술(IT)관련 설비 도입시 세액공제혜택을 주도록 했고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을 중심으로 투자 설비자금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세제 금융지원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업들이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도록 하는 정책을 많이 쓸 것입니다.
지난해 상공회의소에서 기업활동하는 사람들이 존경받고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해왔는데 그렇게 되도록 정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정리=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