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 SK생명 대표이사 wspark@mail.sklife.co.kr >

우리 민족은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유난히 과거의 역사에 대해 인색하다.

우리의 역사를 한반도로 애써 국한시키거나 ''삼국사기''가 중국 사서(史書)를 차용했다는 등의 고대사 왜곡을 보면 아직도 일제 식민사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우리네 현실을 보는 것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에서 우리 민족의 고대 유물들이 속속 발견되고 또 여러 사서에 나온 삼국의 지명이 중국에 현존하는 등 고조선과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이 멀리 중국에까지 그 영역을 미쳤다는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우리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러한 역사 재평가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비단 역사의 진실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 우리 민족의 기상을 통해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고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 할 비전과 목표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음일 것이다.

최근들어 전 세계적으로 보이지 않는 땅,바로 인터넷에서의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의 전쟁이 무력이나 총칼에 의한 것이었다면 현대의 전쟁은 바로 인터넷에 의한 지식과 정보의 전쟁인 셈이다.

지난 11월말 현재 우리나라 국가 도메인 ''kr''의 등록수는 약 51만개로 독일과 영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인구는 1천6백만명이고 2004년이면 2천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인터넷 수준은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다.

미래학자 레스터 서로 교수는 ''지식을 지배해야 새로운 사회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과거의 역사적 평가가 우리 민족에 대해 소극적이었다면 이제 우리 스스로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고 역사를 만들어가는데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 대륙을 휘둘렀던 예전처럼 다시 한번 세계의 무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21세기 한민족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까.

만주 벌판을 누비며 자신을 천하의 중심으로 삼아 이름조차 호태왕(好太王)이라 불렸던 ''광개토대왕''의 기상과 지략이 현대의 디지털전(戰)에서 다시 한번 절실히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