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0월''이 다가온다.

부실해진 금융기관과 기업들엔 생사가 걸린 중대 기로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제시한 2단계 구조조정 일정(블루프린트)에 따르면 은행 보험 등 금융권과 부실징후기업 처리의 큰 윤곽이 다음달에 구체화된다.

우량은행간 합병.통합 구도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초부터 기업들은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지적대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며칠안에 부실징후기업 판정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 판정기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자산(현금화 가능자산) △부채(만기구조, 부채비율) △인적자본(기술력 생산성) △기계.설비 노후도 △산업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판정기준은 단순히 이자보상배율이나 점수로 매기는 ''경직된 기준''이 아니라 채권단의 자율적인 판단을 도울 가이드라인 성격을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은행들은 이 기준을 토대로 10월 한달동안 자금난을 겪는 대기업을 적극적으로 살릴지, 퇴출(워크아웃 법정관리 청산)시킬지 가리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별도로 60대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위험을 다시 점검한다.

문제 있는 그룹은 채권단과 특별약정 등을 맺고 더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펴야 한다.

한빛 조흥 외환은행 등 6개 부실은행의 경영평가와 회계법인 실사도 다음달 초부터 시작된다.

한달간 평가해서 정상화계획대로 독자생존할지,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될지가 결정된다.

또 영업정지된 한스.중앙.한국종금의 처리가 결정된다.

금감원 실사결과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예금보험공사 자회사(국영화)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위는 인수희망자가 있다면 넘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동양.리젠트종금이 부실을 메워주는 전제로 부실종금사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순에 들어서면 우량은행간 금융지주회사 통합이나 합병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총회가 열리는 체코 프라하에서 은행장들이 얼마나 의견접근을 보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자동차 매각시한으로 잡은 10월20일까지 성사될지도 주목거리다.

대우차가 어떻게든 처리돼야 다음달 말까지 워크아웃중인 대우 계열사의 매각 정상화 등의 처리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대외 신인도도 걸려 있다.

상호신용금고에도 고통의 계절이다.

금감원은 신용금고에 대한 BIS비율 일제점검을 10월 말까지 마친다.

줄잡아 30∼40개 금고가 제3자 매각이나 합병을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이렇게 10월을 넘기고 나면 11월부턴 이미 결정된 처리방향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어질 것이어서 10월은 2단계 구조조정의 최대 고비인 셈"이라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