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분노가 폭발한 국민들이 의료대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범국민운동에 나섰다.

의료계의 폐업투쟁이 이성과 대화로 풀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났으며 국민들에게 부담만 전가하는 정부도 더이상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실련 등 25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와 한국노총 및 민주노총은 지난 12일 연석회의를 갖고 ''국민건강권 수호와 의료계 집단폐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회의''를 구성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낮12시 서울역광장에서 ''의료계 폐업 시민규탄대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국민운동을 시작했다.

오는 16일 낮12시에는 의사협회와 각 시·도의사회관앞에서 동시에 시민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의사협회 홈페이지(www.kma.org)가 일부 시민들에 의해 해킹당하는 등 의료계를 향한 ''사이버투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행동 지침=범국민대책회의는 의료계 폐업투쟁에 맞서 시민들이 펼쳐나갈 각종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범국민대책회의는 의료계에 국민적인 항의의 경고를 보내기 위한 대규모 시민집회를 전국적으로 잇달아 여는 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또 의료계 집단폐업에 따른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 각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원고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등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당장 실천할 것으로는 의사협회와 의쟁투에 대한 항의전화 항의팩스 항의우편운동 등을 제시했다.

이와함께 △상점 택시 버스 등에 의료계 폐업철회를 촉구하는 스티커 부착 △각 건물에 폐업철회와 일방적 의료비 인상을 반대하는 현수막 걸기 △매일 낮12시 의료계를 향해 자동차경적 울리기 △폐업 병·의원에 폐업철회 요청 쪽지 붙이기 등을 제안했다.

대책회의는 "무능한 정부와 법질서를 유린하는 의료계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선을 넘어섰다"며 "의료계가 환자의 비명과 고통을 외면하고 집단폐업을 계속한다면 시민의 힘으로 집단폐업을 종식시키겠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폐업반대 사이버투쟁=의사협회 홈페이지가 13일 새벽 해킹됐다.

''Red Club''이라는 해커는 의협 홈페이지를 폐업철회를 요구하는 ''호소문''으로 바꿨다.

이 해커는 "당신들이 정말 인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파서 시름하는 국민들을 외면한채 ''돈''이라는 물질적 이기주의에 휩싸여 국민들을 희롱하고 있습니다"라며 의사들을 비난했다.

또 "힘없는 국민들이 ''의사''라는 강자에게 희생돼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와함께 "이 글을 보시는 해커분들은 의사와 관련된 모든 사이트를 해킹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의사들에 대한 ''사이버투쟁''을 촉구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