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길 좋아한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는 과거의 실적이나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97년부터 반도체 사업에 정열을 쏟다가 대기업간 빅딜과정에서 현대에 반도체 사업을 내준 뒤 LCD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구 사장은 "맡게된 사업에서 세계 최고 기업을 키우는 게 CEO의 역할"이라며 LCD사업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LCD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한 위한 전략은.

"장치산업인 만큼 적기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LG는 대형 모니터 및 조만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디지털 TV용 LCD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5세대 생산라인을 최근 착공 했다.

투자비는 기존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5세대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02년부터는 기술과 생산능력 수익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최근 들어 대만업체들이 LCD생산에 나서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만업체 등 후발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

TFT-LCD의 가격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LG와 같은 선두 메이커가 적자를 볼 정도로 제품가격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니터 및 TV 등의 세계 표준을 선도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응용 신규제품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미국 APC(American Panel Corporation)사에 10억달러 규모의 항공기용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를 공급키로 최근 계약을 맺은 것도 이같은 경영 전략에 따른 것이다.

LG는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갖추고 있다"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은

"노트북용 제품 비중이 높지만 앞으로는 모니터용이 급성장할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시장 형성은 되지 않았지만 디지털 TV용 LCD 시장도 2001년 이후 급신장할 전망이다.

모니터 및 TV용 LCD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계 유수의 PC업체와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LG는 15.1인치 모니터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25%를 점유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있는 기업이 되기 위한 경영전략은

"디지털 시대에 기업이 성공하려면 차별적인 핵심 기술을 갖고 고객의 잠재욕구를 남보다 먼저 찾아내 제품화할 수 있어야 한다.

임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또 경영정보를 공개하는 열린 경영을 정착시켰다.

마지막으로 인적 자원을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삼고 있다.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디지털 승자가 되기 위해선 1등 기업을 이끌어갈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LG는 1등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투자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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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