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가장 긴장하는 곳은 역시 총리실이다.

의료계 집단 폐업의 수습책 마련도 힘든 상황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특위에서 요구하는 산더미 같은 자료들을 챙기랴, 우호세력과의 연대전선을 구축하랴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한주를 보냈다.

총리실은 이 총리서리 취임 직후부터 청문회에 대비해 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총리서리 부부의 최근 20년간 주식거래 현황, 최근 30년간 납세실적, 변호사시절 소득세 신고목록 등 한나라당이 총리실에 요구해온 자료 내역들을 보면 간단치 않은 정치공세가 예고된다.

야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에서 즉석으로 꺼내들 비장의 카드에도 대비해야 한다.

또 참여연대가 "총리인준을 거부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인사의견서를 인사특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때문에 총리실은 국정수행능력은 총리실, 재산 병력 등 개인신상은 총리서리의 측근들로 구성된 특보단, 정치적 행보 분야는 자민련내 청문회 준비팀에 분담시켜 예상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또 총괄지휘를 맡은 허세욱 기조실장을 중심으로 실제 상황을 사전 연출해 보는 "도강연습"도 수차례 했다.

총리실은 이 총리서리가 청문회를 "별탈없이" 통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취임이후 한달여동안 남북정상회담 준비, 의약분업 처리 등 국정수행에 혼신을 쏟아온데 "후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란 기대성 관측이 강하다.

총리실은 따라서 이번 청문회를 오히려 "이한동 제대로 알리기"의 호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 측근은 "정치적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점 외에는 흠 잡힐 일은 없다"며 "다만 한나라당측이 해명 기회도 주지 않고 루머차원의 근거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주장할 경우 일반국민들이 의혹을 품게 될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