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만으로도 독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던져주는 패션액세서리 쌈지.지난 93년 "핸드백을 입는다"라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개념의 잡화를 선보인 이 회사는 매출 규모나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 이미 국내 패션계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존재로 통한다.

민속성과 자연성을 테마로 한 브랜드 쌈지와 10대층을 위한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아이삭,남성전용 토탈 브랜드 놈 등 쌈지가 보유한 다양한 제품군은 외국 상표가 범람하는 패션계에서 순수 토종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캐주얼의류 쌈지 스포츠를 시작했고 고유 캐릭터 딸기를 개발해 문구와 팬시용품에까지 영역을 확대시켰다.

올 가을에는 명품시장을 겨냥해 디자이너 브랜드 니마를 내놓을 예정이다.

쌈지 브랜드는 결코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자기만의 색깔을 자랑한다.

또 이같은 개성의 밑바탕에는 한국적 미의식과 정서가 깔려 있다.

외국의 패션트렌드를 받아들이되 한국의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고 옛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따오지만 이를 현대적으로 풀이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쌈지제품을 실생활에서 쉽고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일본 홍콩 대만 등 해외에서도 쌈지를 통해 한국의 색채가 인정받고 있다.

패션회사 쌈지를 논할 때는 늘 문화와 예술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상품의 예술화,예술의 상품화"는 출범 때부터 강조돼온 이 회사의 모토다.

각 분야의 실험적인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예술적 감각의 상품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10년전 여성작가들의 판화를 상품과 함께 판매하면서 시작된 쌈지의 아트프로젝트는 이제 그래픽 건축 음악 영역까지 확대,적용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쌈지의 제품뿐만 아니라 매장인테리어,광고 프로모션 그리고 이 회사가 주최하는 각종 이벤트와 공연을 통해 쌈지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화가 이중섭의 드로잉이 프린트된 가방,노석미씨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티셔츠 등이 그렇다.

서울 인사동 니마 매장의 감각적 인테리어는 최정화씨의 작품이며 닥터코어 911,어어부밴드 등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음반이 쌈지 이름으로 나와 있다.

올봄 오픈한 전문점 "공"에서는 작가들이 디자인한 인테리어소품과 가구들을 판매중이다.

이밖에 영상과 퍼포먼스 페인팅이 가미된 형식으로 기존의 패션쇼 개념을 뒤엎는 시도를 하는 쌈지 아트쇼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예술과 상업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