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의 벽을 뛰어넘는 공동 점포관리로 선두기업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건다"

일본켄터기프라이드치킨(KFC) 모스푸드서비스 와타미푸드서비스 등 대형 외식업체 3사가 점포를 공동 관리하기 위해 최근 "재팬리테일메인티넌스(JRM)"를 설립했다.

JRM의 모체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의 체인인 "와타미(화민)" 등을 운영하고 있는 와타미 푸드의 1백% 자회사로 점포보수 등을 맡고 있는 PMS.

이 회사가 실시하는 3천만엔의 제3자할당 증자에 일본 KFC 등 3개사가 참여한다.

출자비율은 와타미푸드가 52%, 일본 KFC와 모스푸드가 각각 24%다.

제3자 할당증자방식을 통해 새로 설립된 JRM의 초대사장은 와타나베 와티미푸드 사장이 맡는다.

오가와 일본 KFC 사장과 사쿠라다 모스푸드 사장은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JRM은 우선 3개사 직영점포를 대상으로 정기청소 주방기기보수 관리등을 실시한다.

종업원은 PMS로부터 옮겨온 사원에 일본KFC의 메인티넌스(유지보수관리)부문 직원이 합류한다.

모스푸드도 임원급이하의 사원을 파견한다.

이와함께 세제나 청소기구 등 소모품을 공통화한다.

이를통해 인건비를 포함, 전체 경비의 30% 상당을 삭감한다는 목표다.

JRM은 3개사의 점포에서 접객이나 조리업무를 맡고 있는 종업원을 일괄채용, 파견할 계획이다.

점포의 내장재료나 조명기기 종업원의 제복 등도 일괄 구입한다.

사업 첫해에는 우선 수도권 3백75개 점포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2001년도에는 간사이지역으로 확대실시한다.

최종적으로는 3개사의 계열점포 프랜차이즈를 포함, 전국의 3천개 점포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JRM은 쓰레기처리 등에도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 환경문제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식품폐기물의 배출삭감과 재이용을 의무화하는 "식품리사이클법"이 빠르면 2001년도부터 실시될 전망이다.

KFC 등 3개사가 점포관리회사를 공동운영하기로 한 배경은 무엇인가.

자재 인력의 공유화와 규모확대를 통해 점포운영경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서비스의 향상도 또다른 배경의 하나로 꼽을수 있다.

경비삭감 서비스향상으로 일본맥도널드의 선두독주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속셈이다.

일본맥도널드의 99년도(99년4월~2000년3월) 점포매출은 3천9백44억엔.

2위인 스카이락(1천9백59억엔)의 두배, 3위인 일본KFC(1천3백15억엔)의 세배다.

매출증가율에서도 맥도널드는 99년도에 4.4%를 기록, 모스푸드서비스(1.9%) KFC(마이너스 0.4%)를 압도했다.

일본맥도널드의 고속성장은 식품재료의 일괄공동구매를 통한 원가감축과 서비스차별화에 따른 것.

전세계의 거미줄 같은 점포망을 활용한 식재조달비 감축 등으로 가격파괴를 주도했다.

처음에는 다른업체들도 할인경쟁에 뛰어들었다.

업체간 승부가 갈리고 만 것은 지난 2월14일.

맥도널드가 평일 햄버거와 치즈버거의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는 가격파괴로 시장을 사실상 평정했다.

반액세일효과로 맥도널드 점포 매출이 대부분 두배로 급증했다.

그러나 다른업체들이 맥도널드의 절반할인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다.

소비불황으로 약해진 체력으로는 걸리버인 맥도널드와 정면승부를 펼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그것이 바로 계열을 뛰어넘는 점포관리회사 설립이었다.

공동사업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살아남기"를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KFC 등 3개사는 프랜차이즈 가맹기업과 다른 외식업체에도 자본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JRM을 계열이나 분야를 뛰어넘는 점포운영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몇몇 대형외식업체가 자본참여를 이미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RM의 관리대상 점포는 KFC의 1천2백90개를 비롯 모스푸드 1천5백67개, 와타미푸드 1백39개 등 2천9백96개.

맥도널드의 3천2백58개에 이어 두번째 규모다.

3개사 이외의 업체가 추가로 참여할 경우 KFC연합은 일본 최대규모의 점포를 갖춘 외식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일본의 외식업계는 소비불황으로 지난 몇년동안 계속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무리한 가격경쟁으로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적수끼리 손을 잡기 시작했다.

특정기업이 시장을 독식하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연간 28조엔 규모의 거대한 외식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제2라운드를 맞게될 전망이다.

김경식 도쿄특파원.kimks@dc4.s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