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로 예정된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이한동 총재간 회담에서는 어떤 얘기가 오고갈 것인가.

외형상으로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영수회담과 마찬가지로 여소야대의 정국상황에서 국민대통합의 정치와 국정운영의 원만한 협조 등 여야의 협력관계 복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초당적 지지를 당부하고 자민련 이 총재도 협력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대통령은 16대 원구성과 관련, 자민련측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총재는 총선참패로 위기에 처해 있는 자민련의 현실을 설명하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위한 민주당측의 이해와 협력을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총재회담의 최대 관심은 역시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 문제가 어떠한 형태로 가닥을 잡아가는가에 있다.

16대 총선에서 17석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자민련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행사하게 되면 여권의 정국운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대통령과 이 총재는 어떠한 형태로든 공조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김학원 대변인은 "공조복원 문제와 총재회담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그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이번 회담이 양당간 관계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자민련을 총재회담의 파트너로 인정해 준 것 자체가 이를 말해 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총재회담이 여권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김종필 명예총재를 대화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성격도 띠고 있다는 관측도 강하다.

때문에 총재회담에서 양당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 여권은 곧바로 "DJP 회동"을 추진하는 수순을 밟게 될것이란 추측이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김형배 기자 kh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