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의 병역민원을 도맡아 해결해 준 의혹을 사고 있는 병무청 직원이 검거돼 정치인의 병역비리 수사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군 병역비리 합동수사반은 29일 병역면제를 알선한 병무청 기획담당관실 사무관 이선호(57)씨를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구속했다.

합수반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96년 10월 서울지방병무청 신체검사장 소속 징병보좌관이던 하중홍(구속)씨를 통해 담당 군의관에게 5백만원을 전달하고 안모씨가 병역을 면제받도록 청탁한 혐의다.

이씨는 또 같은달 하씨에게 윤모씨의 병역면제를 청탁하면서 신체검사담당 군의관에게 전달하라는 명목으로 1천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합수반 관계자는 "이씨가 20년 가까이 국회에 파견돼 국회 연락담당 업무를 하면서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관들의 병무민원을 도맡아 해결해 줬다는 정황증거를 포착했다"며 이씨를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수반은 1차 소환에 불응한 정치인의 아들 19명 가운데 5명이 이날 출석함에 따라 이들을 상대로 정밀 재신검을 벌였다.

합수반은 선거사무원 등으로 등록한 소환대상자에 대해서는 강제수사가 불가능해 자진출석을 유도키로 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