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를 잡으려는 혈전이 시작됐다.

정부가 카지노 사업을 추가로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불리는 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관심있는 업체들이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미 일부 호텔에서는 호텔 안에 카지노 영업장을 별도로 만들어 놓고 신규
허가에 대비하고 있을 정도다.

또 전담팀을 구성하고 외국의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최근 서울 부산 인천 제주 등 4개 지역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추가로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빠르면 올 하반기 중에 서울 1~2개, 인천 1개, 부산 1개,
제주 1~2개 등 모두 5~6개 가량의 카지노 운영업자를 선정할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카지노 추가 허가를 가장 반기는 곳은 물론 특급호텔들이다.

이들은 몇년전부터 카지노 영업장을 준비하고 허가가 나기만을 기다려왔다.

대표적인 호텔이 리츠칼튼 신라 롯데 부산롯데 부산그랜드 하얏트호텔
등이다.

이들은 올 하반기에 신규 카지노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시간이 매우 촉박
하다며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사내에 "카지노 프로젝트팀"을 구성,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전문
카지노들로부터 카지노 직영전략을 전수받는가 하면 전문가 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리츠칼튼은 5년전 호텔을 오픈할 때부터 카지노 개설을 염두에 두고 물밑
작업을 해왔다.

이미 3층에 3백평규모의 카지노 전용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전배 사장은 "제주 크라운프라자호텔의 카지노를 운영해 노하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기득권을 강조했다.

국내 카지노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파라다이스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지역인 용유도와 무의도 국제관광단지에 카지노가 허가될 경우 영업권 확보전
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단지에서 주차장과 식당업을 하고 있는 동전실업도
코엑스단지에 카지노를 개장하기 위해 "외국인 위락시설" 건물을 짓고 있다.

금강산 관광선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상선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선상 카지노를 허가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GFC 등 미국 카지노 업체들도 한국 카지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인천국제공항 인근지역 및 서울 도심의 카지노 영업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사업엔 업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신규허가를 내주기로 한 서울 부산 등 외에 경기도의 하남 안산
광주, 경북 문경, 충남 대천 안면도, 충북 수안보 등 1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카지노 유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지노 신규허용으로 서비스경쟁이 촉발돼 외래관광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의 카지노 수(13개)는 이미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많은 상황이어서
신규진입 허용은 최소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부는 이런 정황을 감안, 총선이 끝난 뒤 카지노에 대한 관리감독 장치를
마련하고 신규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운영자 결정이 늦어질 경우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빠르면
올 하반기중에라도 카지노 사업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관광진흥법 시행령에는 외래관광객이 30만명씩 늘어날 때마다
2개이내에서 카지노를 신규허가를 할 수 있게 돼 있어 현재 7~8개 정도를
새로 내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카지노 허가를 남발할 경우 여러가지 부작용을 생길 수
있다"며 "외국관광객 증가 추이와 지역별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허가기준을 마련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운영업체를 선정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