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소란 강혜정 오세화 유향숙 박사.이들은 한국과학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과학자다.

여성은 아직 과학계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출연 연구기관내 여성 연구원은 1백명을 약간
웃돈다.

전체 연구원의 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여성연구원이 적은 것은 남성위주의 문화탓이 크다.

여성은 논리적인 과학에 약하다는 편견이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교에서 여학생에게는 가정을 가르치고 남학생에게는 기술을 가르치는
분리교육이 시정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딛고 일어서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는
여성과학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전자계산학 박사인 인소란(46)씨.

그녀는 지난 97년 연구소를 박차고 나와 인터넷 벤처기업 "니츠"를 설립했다

현재 기술개발의 추세가 연구개발 중심의 연구소에서 기업 중심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판단이 섰다.

인씨는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과 지식을 기반으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창업동기를 밝혔다.

니츠의 주력분야는 인터넷.통신망.미들웨어 보안분야와 인터넷서비스
등이다.

니츠는 정부기관이 발주하는 각종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으로 참여할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인박사가 그동안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등이 추진하는 각종 국책사업에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한 노하우가 크게 작용했다.

인박사는 "니츠를 정보통신분야의 선도기업으로 키워 몇년안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미국 미주리대 이학박사 출신인 강혜정(42)씨는 기술표준원 섬유과 과장으로
여성과학자로는 드물게 고분자 공학분야를 전공했다.

강씨는 지난98년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 관련분야에서
국제특허 2건과 국내특허 6건을 갖고 있다.

강씨의 꿈은 빠른 시간안에 완전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것.

그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실용화되면 환경오염문제 해결과 환경제품의
수출산업기반을 동시에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환경보전차원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강박사는 "환경오염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소재 개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오세화(57)씨는 국내
화학산업의 산증인이다.

오박사는 지난 78년 산공부산하 화학연구소에 들어가 20년이 넘는
연구생활을 하고 있다.

오박사의 연구팀은 지난 96년 중소섬유업체들과 공동으로 섬유직물을
고급화할 수 있는 새로운 염색기술을 개발했다.

97년에는 세계 최초로 "가죽제품 전사날염 기술"을 개발, 가죽제품에
형형색색의 무늬를 새길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오박사는 앞으로 연구팀에 벤처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새로운 염색기술이 개발되면 동대문상인이나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곧바로
신기술을 적용해 사업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말 과학기술부가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인 게놈프로젝트 분야
사업단장으로 선정한 생명공학연구소 유향숙(50) 소장도 대표적인
여성과학자다.

그녀의 목표는 인간유전자의 모든 정보가 들어있는 게놈의 DNA서열을
밝히는 것이다.

유박사는 "생명공학기술은 21세기 미래사업을 선도해 나갈 핵심과학기술"
이라며 "보건의료 농수축산 에너지 환경등 산업으로의 응용범위가 넓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라고 강조했다.

유 박사팀은 최우선 과제로 위암 간암 등 한국인에게 빈발하는 난치병의
원인 유전자들을 확보, 이를 바오칩 진단장비와 신약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유박사는 생명공학 분야의 최대의 매력으로 다른 기술에 비해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적어 충분히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