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한동 고문의 탈당으로 지난 97년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9룡" 가운데 당을 떠난 "5룡"의 정치적 재기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내년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뒤 또 다시 "대권"
도전에 나설 방침이어서 총선결과에 대해 벌써부터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국당 대선후보 레이스에 나선 이회창 이한동 이인제 김윤환 이수성
이홍구 최병렬 김덕룡 박찬종씨등 "9룡"가운데 이회창 총재와 김윤환 고문,
김덕룡 최병렬 부총재등 4명만 한나라당에 남아 있다.

가장 먼저 당을 떠난 이인제씨는 대선이후 국민회의에 입당, 여권의 차세대
주자로 변신했다.

최근 민주신당 총재의 경선을 주장하는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민주신당의 직책을 맡지 못하는 등 그의 앞을 가로막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자민련과 합당하면 충청권에 출마, "충청권 대망론"을 대표하려던 "야심"도
합당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한풀 꺽이고 말았다.

이인제씨와 국민신당에 동참했던 박찬종씨는 내년에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출사표를 멀리 일본에서 보내왔다.

그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연대도 구상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등 민주계와 함께 한다고 공언하고 있어 부산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한동 의원은 자민련을 주축으로 보수통합을 이룬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으나 한나라당의 정책기조도 ''보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이 의원의 지역구인 포천.연천 지역에 경쟁력이 있는
인사를 ''표적공천''한다는 방침이어서 당장 내년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정권교체후 여권으로 말을 갈아타 주미대사로 부임한 이홍구 전 총리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지낸 이수성 전 총리는 명시적으로 총선출마의사를
비치지 않고 정국동향을 관조하고 있다.

당초 이수성 전 총리는 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으리라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현재는 잠잠해진 상태다.

이수성 전 총리 측근은 "당분간 정치에 대한 생각을 않고 있다"고 전했지만
총선에 즈음하여 정치를 재개할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게 정가의 평가다.

한편 한나라당에 남은 최병렬 부총재는 내년 총선에서 강남갑에 출마해
또다시 원내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윤환 고문은 대구.경북(TK)지역 ''맹주''로서 이 총재와 함께 ''영남대권''
창출을 꾀하고 있다.

한때 ''개역연대''를 내세우며 이 총재와 적극적으로 제휴했던 김덕룡
부총재는 밀레니엄위원회의 제2창당 방안이 이 총재측의 견제로 성과없이
끝나면서 당 지도부와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또한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야권 대표주자로 자리를 굳힌 이회창
총재의 지위도 넘볼수 있는 등 향후 역학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각자
세력확대에 열중이다.

< 정태웅 기자 redea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