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는 7일 출국에 앞서 박태준 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주요당직자들
과 만나 전일 있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동내용 일부를 공개하는 등 "남미
구상"의 일단을 내비쳤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자민련 이상현 의원의 후원회 행사에 참석한뒤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한영수 김종호 박철언 부총재, 김현욱 총장, 이긍규 총무 등
10여명의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제 김대중 대통령이 차기 총리는 자민련에서
추천해 달라고 했다"며 이번 남미 순방중 후임 총리 물색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 총리는 "이번 회동에서 합당의 "ㅎ"자도 꺼낸 적이 없다"고 강조한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계속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이어 출국에 앞서 김포공항으로 마중나온 박태준 총재와 30여분간
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당복귀를 1개월 연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고 박
총재는 중선거구제 관철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DJT 연쇄회동" 후속대책과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항에는 자민련 주요당직자는 물론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 국민회의
한화갑 사무총장, 안동선 중앙위의장 등 3백여명의 출영객이 나와 총리의
위세를 실감케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번 남미 순방기간중 신당과의 합당 및 선거구제 개편
문제 등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법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 복귀후 박 총재와의 관계 정립을 포함한 자민련 지도체제 및 후임
총리 인선 문제 등에 대한 "밑그림"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