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단절(punctuated equilibrium)의 시대"

미국 MIT의 레스터 서로 교수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현재의
시대상황을 이렇게 규정했다.

지금까지의 균형이 중단되면서 새로운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대두되는
시기라는 웅변이다.

세계은행(IBRD)도 98년 세계경제보고서에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인용해 같은 메세지를 던졌다.

"기존의 모든 낡은 관계들은 신성시돼온 관념이나 견해들과 함께 해체된다.
새롭게 형성되는 것들도 미처 정착되기 전에 낡은 것이 돼버린다. 정체적인
것들은 모두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렇다면 내년, 더 나아가 21세기의 문턱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대전제는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디지털화" "인텔리화"라는 운동성이
21세기에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21세기의 승자가 되는 길은 이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하고도 유연
하게 적응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과 LG경제연구원은 이런 전제 아래 2000년의 국내외 경제와
21세기 패러다임 변화를 공동 분석해 "대예측 2000-백문백답"으로 정리했다.

우선 내년에 세계경제 성장률은 3.6%로 올해(3.1%)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하고 일본경제는 서서히 회복기조가 가시화된다는
시나리오다.

사이버 경제에서의 패권을 잡기 위한 미국 일본 유럽 등 기존 경제대국과
신흥 경제대국 중국의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권도 경제위기의 상처를 딛고 세계경제의 무대중심에 서기 위한
재도약을 시도할 것이다.

지난번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결렬된 밀레니엄 라운드
협상은 내년부터 또한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세계화의 물결이 거센 저항을 받고 있지만 역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한국경제는 올해 10% 가까운 고성장에서 내년에는 6-7%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활기도 계속 이어져 연중 종합주가지수 1,400선 돌파도 가능
하리란 전망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연평균 4.5%의 성장을 지속, 2013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이르고 2030년에는 세계 7위의 경제대국 자리도 넘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 기업, 개인 등 경제주체들이 패러다임의 변화에 신속
하고도 유연하게 적응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것이다.

새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엔진, 즉 21세기의 유망산업
을 발굴해야 한다.

그 답은 융합화, 정보화, 서비스화, 환경화에 있다.

멀티미디어 기기를 비롯, 바이오트로닉스, 메커트로닉스, 신유통, 가사
대행업, 실버산업, 환경설비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현재의 대기업 집단도 이런 변화에 신속.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재벌체제에서 네트워크 조직으로 진화해 갈 수 밖에 없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사회의 모습과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요구한다.

노동계층은 핵심근로자와 주변부 근로자로 양극화된다.

기업도 창의적 기술과 속도경영으로 무장해야 한다.

글로벌화가 소비생활에도 침투해 해외쇼핑이 보편화되고 국내외 시장이
통합되는 결과를 빚는다.

그만큼 기업들의 경쟁은 격화될 수 것이다.

만약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에는 10위권
이하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주체들이 21세기로의 경제탐험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