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초대형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은행간 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금융기관들의 합병은 대세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은행숫자가 최종적으로는 5~6개로 줄어들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스미토모와 사쿠라은행이 오는 2000년 4월까지
합병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합병비율은 주식가격과 외부기관의 평가를 기준으로 정하게 된다.

이는 최근 2개월동안 세 번째 나온 은행간 초대형합병 소식이다.

두달전 다이이치칸교은행 후지은행 니혼고교은행이 합병하겠다고 밝혔으며
10월초에는 아사히은행과 토카이은행이 일년안에 지주회사를 설립해 통합을
이루겠다고 발표했었다.

두 은행이 합쳐지면 합병은행은 자산규모가 약1백조엔에 달하는 초대형
은행이 된다.

이는 다이이치칸교를 비롯한 3개 합병은행(1백41조엔)에 이어 세계2위
수준이다.

두 은행은 각각 일본의 간판인 스미토모와 미쓰이그룹의 중추 금융기관이다.

스미토모은행은 오사카지역을 중심으로 3백63개의 지점과 1만5천명의 종업원
을 거느리고 있다.

사쿠라은행은 90년 미쓰이은행과 타이요고베은행이 합쳐져 만들어졌으며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 최초의 상업은행이란 역사를 갖고 있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스미토모및 미쓰이 그룹에 속하는 생명보험
손해보험회사나 신탁은행 등의 제휴.합병 교섭을 자극, 금융계열의 대통합
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 은행은 제휴.합병을 추진하면서 중견.중소기업 개인 대기업거래와
투자은행업무 등 사업분야별 분사화를 핵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점포와 인원에 대해서도 대폭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영합리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두 은행을 합쳐 1백~2백개의 점포가 통폐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원은 앞으로 5년동안 최소 9천명 줄이게 된다.

한편 미야자와 대장상은 이날 합병소식에 대해 "환영한다"며 "일본 금융산업
을 위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리먼브라더스의 은행분석가인 쿠니시게 노조무는 그러나 "아직까지 원론적인
발표일 뿐"이라며 "양사가 구조조정을 통해 얼마나 수익성을 끌어올릴 지가
합병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업계전문가들은 현재의 은행합병 움직임이 90년대 들어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쌓인 은행들의 부실채권과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의 초대형화 추세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년전 20개였다 도산 등의 영향으로 현재 17개까지 줄어든 은행수
가 잇따른 합병으로 종국에는 5~6개까지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