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부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컴퓨터 전기 등 일본의 하이테크산업에까지
파급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만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액정과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업계는 대지진의 영향으로 인해 현지생산및 부품조달을 정상화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이코엡손사의 현지법인으로 액정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엡슨 인더스터리얼
타이완(EIT)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제조장치들이 원래 위치를 이탈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엡손은 세계휴대전화용 액정패널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엡손은 나가노현과 중국의 소주공장에서도 액정패널을 일부 생산하고
있으나 대부분을 EIT로 부터 조달하고 있다.

엡손은 제조설비점검 조정을 위해 기술자 20명을 현지에 급파키로 했다.

PC 메이커들도 액정패널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쓰시타전기는 대만 액정메이커인 유니팩을 통한 액정패널의 현지 위탁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당초 10월부터 액정패널을 위탁생산키로 했었다.

대만계 PC메이커 FIC의 일본법인인 FIC 판매는 PC부품의 구입선을 기존의
대만에서 미국과 아시아 등으로 서둘러 변경했다.

"부품재고가 2~3일분 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만기업의 조속한 사업재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연간 8천억엔규모를 출하중인 대만반도체 업계에 D램을 현지위탁생산중인
도시바 후지쓰 미쓰비시전기도 타격을 받을 조짐이다.

미쓰비시전기가 PC 등에 사용되는 D램 생산을 위탁하고 있는 파워칩
세미컨덕트(PSC) 공장은 정전으로 조업이 중단됐다.

"주력인 D램의 경우 한달분의 재고를 확보, 당장은 어려움이 없지만 정전
으로 인한 클린룸의 공조설비 가동중단으로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22일 점검작업을 실시, 향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도시바는 "조업이 중단되고 있지만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며 현지정보수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전기업체는 이번의 대만지진으로 인해 반도체시황이 급격하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현지에 합작진출한 섬유메이커들도 피해상황을 확인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