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유리컵을 깨뜨리고 깨진 컵의 물을 보자기에 담는 방법은 뭘까"

한국학교발명협회 강충인(48) 지도교수가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강 교수는 자신이 체계화시킨 창의성교육(TQ:Think Question)의 전도사.

그의 창의성교육 강의는 항상 이 질문으로 시작된다.

지금까지 강 교수가 여러 학교를 돌며 강의한 결과 중학생보다는 초등학생
이, 대도시 학생보다는 시골 학생이 더 다양하고 창의력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고 한다.

획일적인 교육을 덜 받았고 자연과 접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란 게
강 교수의 분석이다.

학생들의 대답 중 가장 많은 것은 유리컵에 물을 가득 담아 냉장고에서
얼린다는 것.

물이 얼음으로 변하면서 부피가 늘어나 유리컵을 깨뜨리고 물은 액체라서
보자기에 담을 수 없지만 고체인 얼음은 보자기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강 교수의 창의성교육에서는 하나의 정답만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발상의 전환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통한 개성있는 답을 요구한다.

"더 이상 정답교육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유로운 사고를 제약하고 오직 판에
박힌 정답의 암기력만을 가르치고 평가해서는 다양성의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죠"

강 교수는 4년 전까지 디자인학원을 운영했다.

다른 분야보다 창의성이 중시되는 디자인에서 미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능력의 한계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창의성교육이 필요함을 느꼈다.

"사람은 누구나 의문점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호기심
이 없어지고 일상에 묻혀 살아가죠. 창의성교육의 핵심은 호기심에 대한
올바른 질문방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창의성교육은 점수화된 평가방법과도 거리가 멀다.

다양한 창의성을 한가지 잣대로 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강 교수는 세계 OM대회가 좋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OM(The Odyssey of the Mind)대회는 북미에서 주도하는 "세계 청소년
두뇌올림픽대회".

강 교수는 지난 5월말 미국 테네시대학에서 열린 제20회 대회에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했다.

이 대회는 "정답찍기"가 아닌 나름대로의 "해답찾기"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그의 창의성교육과 많이 닮아 있다.

"아이들에게 생각의 날개를 달아줘야 합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무엇이든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말이죠"

창의성교육을 위해선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매주 금요일 "21세기 창조적 자녀 교육의 방향"이란 주제로 학부모
대상 무료강좌도 하고 있다.

(02)707-0052

< 장경영 기자 long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