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자신탁이 17일 하루동안 무려 1천5백여억원의 주식을 매도했다.

대한투신은 대우사태 이후 특히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대량 매도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투신은 이날 오전 반도체 증권주 화학주등
블루칩을 중심으로 신탁재산 1천5백억원, 고유재산 5백억원등 모두 2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한꺼번에 매도했다.

반기실적 발표와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를 배경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을 때였다.

전장후반 주가가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대한투신의 대규모 매도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투는 오후 들어서 5백억원가량 순매수, 순매도 규모는 1천5백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매수기조를 유지해온 대투의 갑작스런 매도세와 관련,
대우사태의 해결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장세관이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투는 그동안 종합주가지수 950이하로 떨어지면 적극 매수에 나선다는
방침아래 줄곧 매수세를 보여왔었다.

대투 관계자는 이날 대량 매도에 대해 "장세관이 바뀐 것이 아니라
블루칩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블루칩의 비중을
줄이고 옐로우칩등 저가대형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한 교체매매
였다"고 설명했다.

대투가 이처럼 큰 폭의 매도우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은 이날
전체적으로 5백2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선물 급등에 따른 프로그램매수와 일부 투신권의 저가매수 때문이다.

이날 한국투신은 8백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