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채권시장에서 회사채수익률이 급등했는데도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일어났다.

통상 주가와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이날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후장 끝무렵 나돌기 시작한 시티은행으로의 대우증권 매각설로 증권주가
크게 상승하면서 장세를 반전시킨 때문이다.

11일 발표되는 대우그룹 채권단의 대우해법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11일에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며
주식시장은 하락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시장으로 튄 대우그룹 문제의 불똥이 주식시장으로 옮겨붙을 것이란
우려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종합주가지수는 169포인트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들어 주가상승의 견인차였던 "저금리"가 마무리되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우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7월9일 회사채수익률이 7.99%였을 때
종합주가지수는 1,027.93으로 연중최고치였다.

대우문제가 터져나오면서 회사채수익률이 9.5%까지 상승했던 7월23일
종합주가지수는 904.96까지 떨어졌다.

LG경제연구원의 분석이 그다지 과장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셈이다.

최근의 금리상승은 상승폭이 가파르다는 점과 함께 상승원인이 대우문제
해결의 불투명성에 따른 불안심리에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더 부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에서 대우그룹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금리상승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호전에 따라 기업실적이 호전되는 기업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어 차별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금리가 오르더라도 주식시장이 타격을 입을 만큼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회사채수익률이 10%까지 올라도 세후수익률은
7.5%에 불과하다"며 "향후 주식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20~30%가 되기
때문에 주가는 그다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이사는 그러나 "금리상승 요인이 불안심리에 있고 한자리수 금리에서
두자리수 금리로 올라섰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우문제가
조속히 해결돼 자금.채권시장이 안정돼야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찾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