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규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는등 외환수급조절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지난 22일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6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는등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이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될 정도로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 당위성은 충분하다.

더구나 원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 조차 강세를 보여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달러매입
의지표명이 오히려 뒤늦은 감마저 없지않다.

최근의 국내 자금사정으로 보아 외평채 발행여건은 좋은 편이다.

시중의 여유자금이 풍부해 대규모의 외평채를 소화시키는데 어려움이 없을
뿐아니라 그 돈으로 민간보유 달러를 사들이게 되면 통화관리에도 중립적이기
때문에 시중자금 사정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않는다.

반면 외평채 발행을 통한 달러매입은 정부 외환보유고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직 IMF관리체제하에 놓여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볼수있다.

그러나 외평채발행을 통한 외환수급조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한 규모의 발행이 이뤄져야 하고,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외평채발행이 재정운용계획에 미치는 파장등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
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국회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정부의 구체안은
서둘러 확정돼야 한다.

현재의 외환수급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올하반기중 달러초과공급 규모는
1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앞으로 외환수급 요인이 크게 변하지 않는한 외평채발행규모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7조원(60억달러)이상이 적절하다.

물론 그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된다 하더라도 계산상으로 40억달러이상의
공급초과가 이뤄져 원가치상승 압력요인이 남아있게 된다.

따라서 금융기관및 공기업등의 단기외채 조기상환과 차입억제등 다각적인
노력이 함께 추진돼야만 외환수급 조절의 실효를 거둘수 있음을 아울러
강조해 둔다.

다만 외평채 발행이 대규모의 국채발행인 만큼 국내의 금리와 시중의 자금
사정에 다소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지않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외평채를 발행을 통한 외환수급조절이 통화에 중립적이라 하더라도 자금
순환상의 시차와 발행조건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리상승과 자금순환상의 장애등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발행조건과 시기등을 결정하는데 신중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