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의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의류전략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 백화점들은 PB의류를 줄이거나 주력브랜드를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반면 중.소형 백화점들은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윈저" "벨로즈" "위드원"
"샤롯데" 등 자체브랜드 의류를 매장에서 모두 철수시켰다.

롯데는 현재 백화점에서는 일절 PB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할인점인 마그넷
에서만 통용시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PB의류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를 단행했다.

"트리니티 스포츠" "애로우" 등 부진한 상품은 철수하고 "샤데이"
"바니테일러" "베스트 마인드" 등의 브랜드를 위주로 진열을 재정비했다.

신세계는 이를 바탕으로 대전 동양백화점, 안양본백화점 등 지방백화점
에서의 판매점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분간 새 브랜드를 개발할 계획은 없다"며 "PB의류의
판매량을 연간 3백억원대로 늘리는 등 주력 브랜드를 정착시키는게 우선"
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현재 "밀라노스토리" "GBR" "레꼬팽"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해 이후 새로 브랜드를 개발하지는 않았다.

현대는 대신 공산품 식품 등에서 자체브랜드상품을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른바 빅3 백화점이 PB의류를 줄이는데 반해 중.소형 백화점들은
적극적으로 PB상품을 늘리고 있다.

경방필백화점은 기존의 여성캐주얼의류인 "모노매니아" 외에 올들어
3~13세를 겨냥한 아동복 "키즈룸"과 여성의류 "포러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경방필은 특히 매장의 상당 부분을 여러가지 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편집매장으로 꾸미는 등 PB상품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들의 PB의류 전략이 이처럼 갈리는 것은 고급브랜드 유치와 맞물리고
있다.

대형 백화점의 경우 명품 패션의류의 입점이 많아 특별히 PB에 대한 수요가
적은 반면 중소형 점포들은 어지간한 고급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PB상품이 낫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PB상품은 이윤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재고부담이 심해
차라리 고급 브랜드 유치에 전력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