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재경부 장관은 3일 재벌개혁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고 5대그룹은
구조조정을 확실히 해야 새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다음은 일문 일답.

-경기지표가 호조되자 재벌개혁 지체, 근로자의식 해이, 부유층의 과소비
행태 등 이완된 분위기 나타나고 있는데.

"재벌개혁이 반드시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

첫째, 과거에는 구조개혁이 정부의 의지에 따라 많이 좌우됐다.

그러나 지금은 행정조치가 아닌 법과 제도로 하는 것이다.

상호지급보증, 결합재무제표, 사외이사 등 모든 개혁조치들이 법과 제도에
의해 강제되므로 이를 이행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과거 재벌개혁은 한번만으로 끝났으나 지금은 월별, 분기별 이행해야
할 재무구조개선약정이 있다.

셋째, 과거 부채과다재벌의 금융을 회수했다가 다시 융자하는 행태가
지금은 있을 수 없다.

넷째, IMF, IBRD 등 국제금융기관들이 신용등급을 수시로 조정하며 등급이
낮으면 대외에서 차입이 불가하므로 재벌개혁이 국내문제만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섯째, 재벌개혁철학이 "혜택을 받았으니 희생해라"는 것이 아니라
"재벌이 경쟁력을 가져야 국가경제도 살아난다"는 것이다.

여섯째, 금융여건이 재무구조개선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자리수 금리에다 증시호조로 자금조달 여건도 좋다"

-LG의 대한생명 인수에 대해선.

"대한생명은 3조원 가량의 부실을 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을 인수하면 그룹의 부채를 줄이는데 장애만 될 뿐이다.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라 부채의 절대액 자체를 줄여야 한다.

물론 LG가 1분기 약정을 이행했지만 2,3,4분기에 이행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오너체제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대주주인 재벌이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활동한다면 여기에 간섭할 수 없다.

상법상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책임이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