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쓰면 최신형 PC를 공짜로 장만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PC를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돈들여 PC를 사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인터넷을 2~3년 정도 쓴다는 약속만 하면 PC를 거저 장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PC를 수백만원씩 주고 사는 건 어리석은 사람이나 하는 일이 된 것이다.

인터넷을 쓰는 조건으로 PC를 그냥 주는 마케팅이 지난해 미국에서 첫선을
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더니 어느새 국내에도 상륙했다.

이같은 "공짜PC"마케팅은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이 PC제조업체들과 제휴하는
형태로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이용료나 수수료 수입이 커져 PC 구입비용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제조업체 입장에서도 대량생산을 통해 싼 값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시장 점유율도 자연스레 올릴 수 있다.

국내에서 처음 공짜PC 마케팅에 나선 곳은 데이콤의 PC통신 천리안.

3년간 월 4만2천원의 인터넷 이용료만 내면 최신형 PC를 무료로 주는 판매
작전에 지난 20일부터 들어갔다.

이 마케팅 전선에는 천리안과 현주컴퓨터 외환카드 인텔 등 4개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천리안에 선제공격을 당한 한국통신하이텔 삼성SDS유니텔등 다른 PC통신
업체들은 천리안보다 훨씬 파격적인 조건으로 공짜PC를 나눠준다는 맞불
전략을 세우고 있다.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이들 업체가 D데이로 잡고 있는 시기는 오는 6월초다.

공짜PC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등을 비롯해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LG인터넷 SK텔레콤넷츠고 등이 대표적이다.

한양증권및 고속인터넷업체인 두루넷 등도 가세할 움직임이어서 공짜PC
마케팅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등 일부 PC제조업체들은 아예 독자적으로 공짜PC를 주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래저래 사용자 입장에서는 PC를 공짜로 마련할 수 있는 길이 더욱 넓어
지게 된 셈이다.

하이텔의 경우 월 이용료를 천리안보다 1만원 가량 싼 3만원대로 낮춰 PC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텔은 2~3개의 메이저급 컴퓨터 제조업체와 공동마케팅 협상이 끝나는
대로 공짜PC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6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하이텔은 예상하고 있다.

하이텔은 특히 이와는 별도로 3년 정도 컴퓨터를 무료로 쓰게 한 후 최신형
으로 다시 바꿔주는 임대방식의 공짜PC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유니텔은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컴퓨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카드회사인 삼성카드라는 우군이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카드도 긍정적으로 유니텔과의 공동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월 1만~2만원 수준의 이용료를 받고도 PC를 공짜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중 이같은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터넷 이용료를 받지 않고 아예 공짜로 PC를 나눠주는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독자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컴퓨터를 켜면 화면 네 귀퉁이에 자동적으로 광고가 뜨도록 해 PC제조비용을
광고주가 부담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소비자는 한푼도 들이지 않고 PC를 거저 마련할 수 있다.

PC시장의 메이저인 삼성전자가 이같은 무료PC 마케팅을 시작할 경우 다른
PC 제조업체들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나우콤의 나우누리도 현재 컴퓨터 제조업체 2개사와 공동마케팅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3만원대의 월 이용료를 받고 PC를 공짜로 주는 방안이다.

이 회사는 빠르면 상반기중 공짜PC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인터넷은 LG전자 LG카드 등과 제휴, 월 2만원 가량의 이용료를 받고 PC를
무료로 나눠주는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빠르면 상반기중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넷츠고도 2~3개 컴퓨터 제조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월 이용료를 3만원대로 책정하고 있다.

증권사로는 이례적으로 한양증권이 PC로 주식거래를 하는 자사의 하이넷
서비스 가입자에 한해 PC를 싸게 임대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증금 10만원에 월 4만5천원씩만 내면 PC를 기간 제한없이 쓸 수 있다.

고속인터넷업체인 두루넷도 오는 7월부터 1년이상 고속인터넷에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PC를 나눠줄 예정이다.

이 경우 월 6만2천원가량만 내면 공짜로 얻은 PC로 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류성 기자 st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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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PC 마케팅 현황 ]

<> 데이콤 천리안 (5월20일)

- 월사용료 4만2천2백원-펜티엄PC 제공
6만3천원-펜티엄II PC 제공
7만3천원-펜테엄III PC 제공
- 3년간 의무사용

<> 한국통신 하이텔 (6월중 예정)

- 월사용료 3만원대
- 3년간 의무사용

<> 삼성 SDS 유니텔 (올 상반기중 예정)

- 월사용료 1만~2만원대
- 3년간 의무사용

<> 삼성전자 (추진중)

- 월사용료 없이 무료 PC 제공(검토중)

<> 나우누리 (올 상반기중 예정)

- 월사용료 3만원대
- 3년간 의무사용

<> LG인터넷 (올 상반기중 예정)

- 월사용료 3만원대
- 3년간 의무사용

<> SK텔레콤 넷츠고 (추진중)

- 월사용료 3만원대
- 3년간 의무사용

<> 한양증권 (5월10일)

- 보증금 10만원
- 월사용료 4만5천원

<> 두루넷 (7월 예정)

- 월사용료 6만2천원
- 고속인터넷 서비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