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인터넷망은 물론 기존의 전화망 데이터통신망 무선통신망
광통신망등이 모두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계돼야만 음성과 데이터통신등 모든
통신서비스를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김종훈 미국 루슨트 테크놀로지스 광대역 네트워크부문 사장은 2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1세기 통신혁명을 위한 비젼"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터넷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이는 작은 파이프 구멍을
통해 세상을 보려는 것과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사장은 "데이터통신 이용이 확대되면서 데이터통신망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어 조금은 걱정스럽다"면서 "앞으로는 모든 통신망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이음새없이 이어져야만 이용자들이 원하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 부문의 세계적인 추세는 음성과 데이터간 통합"이라면서
"현재는 전환점이지만 이들의 장점만을 모아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이어 "통신인프라는 세계와 연결돼야 하는 만큼 투명한 기준과
시스템을 채택, 글로벌화돼야 하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면서 "통신
선진국을 뒤따라가는 한국 입장에서는 해외 파트너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사장은 또 "이제까지 벤처기업은 첨단기술을 개발.성장시킨 다음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식을 따랐지만 최근 몇년사이 미국에서는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벤처투자가들이 이같은 수순을 기다리지 않고 미리 시드머니를 주어
창업시키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벤처투자가 입장에서 보면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위험은 이전보다
커졌지만 정보통신혁명이 오는 것은 분명한 만큼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데다
투자가 실패해도 인수합병(M&A)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투자위험이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이번 방한전 리차드 매킨 루슨트회장이 "앞으로 한국은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당부했다"며 "지난해 개인적으로 추진했던 조흥은행 투자건은
불발됐지만 앞으로 전문분야인 통신부문에서 한국통신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사장은 지난 92년 유리시스템스를 창업, 6년만에 세계적인 고속교환기
(ATM) 전문업체로 성장시킨 뒤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사에 10억달러에 매각
했다.

그는 이를 통해 37세의 나이에 5억6천만달러라는 엄청난 재산을 갖게 됐다.

김사장은 한국의 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백만달러를 출연,
유리벤처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벤처창업경진대회 입상자에게 미국 실리콘밸리를 견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