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이 배제된 실전형들답게 신입장관들은 임명장을 받기 무섭게 곧바로
실무를 시작했다.

강봉균 재경부장관은 청와대 수석시절부터 현안을 다 꿰고 있는 탓인지
이미 예정된 외부 행사를 한건도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않고 빠짐없이 챙기는
자신만만한 모습.

24일 오후 재경부 기자실에서 취임인터뷰를 한 다음 곧바로 국무회의
안건과 업무인수 인계보고를 받았다.

이어 KBS 뉴스라인 프로그램 "신임각료에게 묻는다"에 출연, 향후 경제정책
운용 전반에 대해 대국민 브리핑을 했다.

정덕구 산자부장관은 24일 취임 첫날부터 밤을 새다시피하면서 내달 2일로
임박한 아.태 경제협력체(APEC) 서울투자박람회 준비작업을 점검했다.

이상룡 노동부 장관도 "노동분야와 인연이 없다"는 눈총을 의식한 듯 24일
밤늦게 까지 업무보고를 받는 등 의욕을 과시했다.

25일에도 각 정당과 국회 노상정위원회 민주노총 경총 등 노동관계 기관들
을 돌면서 신임인사를 했다.

한국노총에선 "노동현실을 모르는 내무 관료출신을 굳이 만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어색한 상견례가 연출되기도 했다.

여성 연극인 출신인 손숙 환경부 장관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별
코멘트 "간부들이 잘 도와달라"는 말을 연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장관은 업무파악도 채 끝내지 못한채 오는 29-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어머니"에 출연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러시아 공연은 취소할 수 없는 대중과의 약속"이라면서도 장관의
연극에 대한 강한 애착을 짐작케 하는 대목으로 해석하기도.

차흥봉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은 곧바로 국장 과장급 인선에 착수했다.

직원들은 "국민연금 의료보험 의약분업등 산적한 현안을 정면돌파하기
앞서 조직부터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이건춘 신임 건교부 장관은 국세청장 출신이 5번씩이나 장관(옛 건교부장관
포함) 자리를 차지한 것을 의식했음인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건교부
공무원 동지여러분"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화합과 단결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조성태 국방부 장관도 취임 첫날 고위간부들과 함께 밤 늦게 까지 후속
인사 등 현안 업무를 챙겼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안병길 차관에게 계속 일할 것을 제의해 청와대와
인사교감이 이뤄졌음을 암시했다.

< 경제부.사회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