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빈 < 미국 재무장관 >

미국정부는 국제 금융체체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구촌 전체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성장의 과실을 모든 나라가 균등하게
나눠 갖기 위해서다.

또한 위기발생시 국제사회가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금융체제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리더가 돼 국제사회는 그동안 국제금융체제 개혁분야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했다.

아직 과제가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국제사회는 전지구적인 금융개혁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국제금융개혁 방향은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국가적인 파산제도를 포함한 위기예방및 관리에 있어서 민간 부문의
역할이 네가지중 하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 금융기구의 위기관리능력을
강화하는 일도 중요한 개혁방향이다.

세번째 방향은 국제적인 기준에 의거해 국가나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것이다.

환율제도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거시경제 정책과 금융시스템을 강화하는
일은 네번째 개혁방향이다.

먼저 민간 부문의 역할문제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중 하나다.

각국 정부는 채무를 정해진 기한내에 1백% 상환해야 한다.

그래야 민간 부문의 교역과 투자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채권자들과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투자행위에 따른 위험의 결과를 감내할 수
있어야만 시장에 질서가 바로 세워진다.

많은 신흥국가들이 대외채무에 대해 높은 이자를 지불하는 것은 채권자들이
신흥국의 채무상환능력을 완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기업과 은행의 파산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민간 부분의 채무문제가 국가적인 위기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국제금융기구의 강화및 개혁과 관련해서는 최근 IMF가 세계 금융위기와
혼란을 막기 위해 긴급융자제도(CCL)라는 새로운 대출제도를 만들었다.

이는 각국이 건전한 채무관리정책을 도입하고 강력한 파산 및 감독 제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다.

IMF는 이와함께 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하고 새로운 개혁들을
단행했다.

예컨대 자금을 빌려가는 나라들이 이 자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서를 IMF에 제출토록 하는 것 등이다.

세계은행도 위기가 발생했을때 보다 신속하게 긴급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대출제도를 도입했다.

앞으로 국제금융기구를 보다 열린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들이
더 필요하다.

투명성제고와 정보공개 강화도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의 필수 요소다.

국가나 시장에 대한 정보의 질과 양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은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시장기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정보 공개를 확대하기위한 제반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각종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고 제도적인 미비점을 보완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보공개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은 정부와 시장 양쪽에
이익이 되는 건전한 정책들의 토대다.

IMF와 세계은행은 투명한 감독과 평가를 위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국제사회는 지금 각국이 정책을 입안하고 벤치마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국제기준들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신흥시장의 금융시스템을 강화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신흥시장의 투자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선 건전한 채무관리 등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외환보유고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공개는 금융시스템과 감독제도가 낙후된 국가들에서는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당국가들은 어느선까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거시금융 정책이 건전해야 금융시장이
안정될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나라가 어떤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느냐도 금융시장 안정성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과거 외환위기의 핵심을 들여다 보면 고정환율 제도가 위기의 밑바탕
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국제사회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국가에 자금지원을 해 주어서는 안된다.

세계 금융구조를 개혁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중심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즉 시장에 기초한 시스템만이 고용창출및 경제성장,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시장이 인위적인 규제없이 자유롭게 움직여야 경제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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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루빈장관의 의회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루빈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미국 하원은행위원회에 출석,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필요성을 강조했다.

< 정리= 김재창 기자 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