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24일 금융기관의 부실이 모두 1백30조원(3월말
현재)이며 이중 1백조원은 드러났고 30조원은 잠재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 하반기에 자산건전성 분류가
엄격해지면 잠재부실 30조원중 10조원정도가 새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드러난 부실 60조원은 금융기관의 고정이하 부실자산이며 나머지
40조원은 성업공사가 매입한 부실채권(장부가 기준)이다.

그는 "이런 부실규모는 작년 4월 금감위 출범당시 추정(1백18조원)과
거의 비슷하며 현재의 경제상황이 지속되는 한 부실규모가 더 늘진 않을 것"
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이 위원장은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재출연 문제에 대해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법과 사회정서간 마찰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빅딜에 대해선 "분위기상 끝나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혀 삼성-
대우의 세부협상과 이 회장의 사재출연 규모 등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정부가 이 회장의 사재출연을 강요한 적이 없으며
삼성자동차 문제는 삼성이 스스로 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는게 일관된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 "아직 뉴브리지 외에 새로운
투자자와 협상을 시작하진 않았고 조건이 무르익으면 그때가서 매각할 것"
이라고 말해 매각성사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임을 내비쳤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