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송파갑 재선후보 출마를 계기로 "중산층 파고들기"
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송파지역 대부분 유권자들이 중산층인데 최근 정부의 정책실패가 국민연금
파동, 의료보험 파문, 봉급 생활자 세금부담 증가등으로 이들 중산층에게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정부조직법 변칙통과등 정치쟁점과 함께 민생 관련
얘기를 통해 지지를 모아간다는 전략이다.

이 총재는 13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IMF사태 이후 경제정책 방향을
제대로 못잡아 중산층이 급감하고 저소득층이 확대돼 극소수 부유층과 대다수
저소득층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중산층 문제를 끄집어 냈다.

그동안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총재의 첫머리 발언이 대북정책, 빅딜, 정치
개혁, 내각제 등 딱딱한 주제가 많았던데 비하면 크게 달라진 "화두"이다.

이 총재는 "이른바 "two nations(두 국가)" 현상과 비슷하게 우리 사회는
20%의 부유층과 80%의 저소득층으로 갈라져가고 있다"며 금융 및 재벌 구조
조정에 막대한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중소기업의 몰락과 일반국민의 세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송파갑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이 총재는 "현 정부는 1년만 참으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해놓고 민주주의는 날치기
처리로 후퇴했고 신관치경제가 판을 친다"며 국정을 바로 세우기위해
한나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송파갑 지구당 개편대회에는 그동안 이 총재와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한동 부총재와 조순 명예총재등 비주류 인사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