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국내기업들사이에 자산재평가가 유행했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대덕산업도 물론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유는 달랐다.

오히려 너무 많아진 이익을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대덕산업은 이처럼 잘나간다.

이 회사는 PCB(인쇄회로기판)전문업체다.

PCB는 전자제품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쓰이는 부품이다.

대덕은 전문업체로서의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회사다.

작년에 가전제품은 잘 안팔렸다.

그래서 대기업 계열사들이 PCB의 생산을 줄였다.

이는 전문업체인 대덕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경쟁업체들이 생산을 줄인 반면 수요는 늘기 시작했다.

컴퓨터 부품인 CD롬 드라이브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등의 제품 교환속도가
빨라져서다.

특히 이들 제품은 특수 PCB를 요구해 부가가치가 높다.

수요증가에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올해 환율이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 대덕산업의 매출증가에 탄력이 붙었다고
할 수 있다.

저부가가치 제품인 단층PCB의 매출비중도 작년에 50%로 떨어졌다.

대신 양면PCB등의 주문과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필수 원재료로 사용되지만 구입비가 비싼 엑폭시원판 대신 값싼 페놀을
쓰는 실보스루홀기법과 카퍼스루폴기법을 잇달아 개발했다.

원가부담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실적 =작년 매출액은 1천3백86억원이다.

전년보다 25.7%나 늘었다.

수출비중이 87%나 돼 환율덕을 톡톡히 봤다.

경상이익도 2백20억원으로 전년보다 69.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보다 108.2% 높아진 1백79억원이 났다.

올해 역시 만만찮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9%가량 늘어난 1천5백12억원정도로 추정된다.

당기순이익은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예상치는 1백75억원.

하지만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2000년부터는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데 대체적
으로 의견이 일치한다.

<>재무구조 =보수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는 만큼 재무구조는 탄탄하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 97년 사업연도의 회계처리 기준환율을 달러당 1천4백
15원으로 계산했다.

장부상 외화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다.

반면 이 회사는 1천6백96원을 적용했다.

평가손실을 전액 외화환산손실에 넣어 스스로 냉정하게 실적을 평가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1백% 미만이었다지만 그래도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이익이 너무 많이 나서다.

자산재평가로 감가상각 규모를 확대시킨데다 감가상각방법은 4년 정률법을
택하고 있다.

자산가액의 51% 가량을 첫해에 상각했다.

97년 감가상각비가 73억원이었으나 작년에는 2백60억원으로 늘었다.

이렇게 보수적으로 경영하다보니 이자수입(86억원)이 이자비용(24억원)의
세배정도나 된다.


<>주가전망 =경영환경이 좋아지면서 주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인 신장세는 다른 기업보다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쇄회로기판등의 생산을 경쟁업체들이 줄이고 있는 추세다.

또 이 회사는 카퍼스루폴기법등을 사용한 첨단제품을 내놓고 있다.

더구나 오는 26일부터 액면가가 5백원으로 분할돼 거래된다.

그만큼 상승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 박경원 연구원은 "전문업체로서 기술력을
갖고 있는데다 가전업계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고 있어 주가는 상향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는 이 회사의 적정주가를 13만-15만원 선으로 평가하고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