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미국 벡텔사로부터 신공항철도건설사업을 위한 외자 32억달러를
유치키로 한 것은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 외자도입사상 단일건으로는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IMF체제이후 사실상 답보상태를 면치못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민자유치사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도심을 잇는 61.5km의 신공항철도에 벡텔사가 축이 돼
32억달러의 장기자금을 외국금융기관으로부터 끌어들이게 되면 그 자체가 대
한국 투자의 안전성을 말해주는 실증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대외적인 신인도
를 끌어올리는데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은 물론이다. 아직 의향서를 교환한
단계인 만큼 금리조건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
기금채권(11일 현재 미재무부채권+2.65%)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이란 얘기
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현대건설이 주간사인 신공항철도사업 컨소시엄은 작년11월 프랑스 알스톰
에서 3억달러를 끌어들인데 이어 이번에 벡텔로부터 32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키로 함에 따라 오는 2005년까지 1단계구간(신공항~김포공항)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거의 확보하게 됐다. 대표적인 SOC민자유치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건설분야에 대한 외국인투자나 외자유치는 이렇다할 것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공항철도사업 컨소시엄의 외자유치는 더욱 의미가 있다. 일본
고베항만건설등을 모델로 한 우리나라의 SOC민자유치사업이 활성화되려면
이 분야에 대한 외자유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주택건설 부진에
따라 건설업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SOC민자유치사업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고 활성화대책 또한 긴요하다.

벡텔이 1.5%의 지분을 갖고 외자를 유치하면서 신공항철도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것은 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것은 또 한국의
SOC민자유치사업및 각종 건설프로젝트에 대한 대외적인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도 신공항철도사업은 중요하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다른 SOC건설에도 계속적인 외자유치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SOC분야에
대한 투자부족이 결국 물류비용증가로 이어져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저해
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특히 그러하다.

벡텔이 신공항철도사업에서 건설관리(CM)를 맡는 것은 세계최고수준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기대할 만하다. 우리 업체들도
해외건설등을 통해 괄목할 기술수준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난이도가 높은
대형사업의 건설관리등에서는 아직도 미숙한 점이 없지않다는게 지배적인
인식이다. 그런저런 점을 감안하더다도 신공항철도사업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정책적 배려가 긴요하다고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