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대치정국이 좀처럼 풀리지 않을 형국이다.

여권은 대화를 제의하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사생결단"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나름대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은 여권은 올해 김대중대통령의 최대
개혁과제인 정치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대화채널 복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야당은 다 뺏기고 남은 건 "악"밖에 없는 상황이라 해빙 분위기
조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권은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 지난주말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에게
여야 수뇌부회담을 제안하면서 대화재개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주말과 휴일인 10일 여야 3당간 총무회담, 총장회담, 3당 3역회의 등 모든
대화채널을 가동할 수 있다는 의지도 한나라당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태도는 아직 꽁꽁 얼어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 529호 사건"에 연루된 당 사무처 직원 3명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무기삼아 "편파수사" 여론확산에 주력하며 오히려 투쟁수위
를 높일 태세이다.

이 총재는 10일 충남 예산의 선영을 방문한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강경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 총재는 여야 수뇌부회담제의 등에 대해 "현재의 정국을 혼란스럽게 한
원인에 대해 전혀 개선의 조치가 없이 말로만 하는 대화제의는 고려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경제청문회도 특위의 여야 동수 구성과 정책청문회가 보장되지 않는한
현재로선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11일엔 국회 의원회관에서 1천여명의 당원이 참석한 가운데
''안기부 정치사찰 및 정치공작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이어 대회가 끝난뒤 서울시내 10개지역에서 일반시민들을 상대로 당보를
배포하는 등 당분간 강도높은 장외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