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신년이면 자신의 심경이나 정치적 행보를 휘호에 담아 함축적으로
표현했던 김종필 총리가 새해 휘호를 "일상사무사"로 결정했다.

김총리는 29일 신년 휘호를 이같이 정했다고 밝히면서 "''사무사''란 생각하
는 것이 그릇됨이 없다는 뜻이며 평소에 정당하게 생각하고 정당하게 살아가
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사"는 중국의 고전인 시경에 나오는 "시삼백사무사"(시 삼백편이 모두
바르지 않은 것이 없다)라는 용어를 변형시킨 것으로, "생각이 바르고 정당
한 것" "잘못된 것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김 총리가 신년휘호를 이같이 정한 것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내각제 정국을
앞두고 온갖 유혹과 방해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내각제 실현에 매진하겠다
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또 자민련 내에 총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나 자민련 외부에서 내각
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내각제를 촉구하는 의미도 포함
돼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