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위당직 인선을 둘러싼 이회창 총재와 김윤환 전 부총재간의
"불편한 관계"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보이자 두사람 사이에 낀 "TK
출신들"과 구 민정계 출신 의원들이 향후의 처신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당초 허주(김 전부총재 아호)계에 속했으나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난 8.31 전당대회에서 김 전부총재가 이 총재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친
이회창 노선"을 걸어온 인사들이다.

숫자로는 대략 3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자신들이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없기를 기대
하고 있다.

"분열은 공멸"이라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반응은 지역정서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전부총재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대구.경북 의원들은 중립을 유지
하기보다는 "친 허주"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경북출신의 이상득 정창화 신영국 박헌기 이상배 김광원 박시균 임진출
의원중 대부분은 양자선택의 기로에서는 허주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구 출신의 안택수 박승국 백승홍 박종근 이해봉 박근혜 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중 일부는 지난 주말 대책모임을 갖고 이번 사태가 부총재단에서 TK
출신이 배제되는 등 지역안배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임을 강조하며 이
총재에게 김 전 부총재와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했다.

한 의원은 "지역정서상 허주를 떠난 정치를 상상할 수 없다"면서 "특히
허주가여권의 표적사정 대상에 오르는 등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치적 의리상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TK이외 지역 의원들은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편들기보다는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서상목 김중위 김진재 류흥수 김태호 이국헌 이응선 박우병 신경식 권익현
박희태 하순봉 김종하 나오연 김영일 황성균 양정규 변정일 윤원중 의원
등은 현재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이들중에도 허주쪽을 택할 인사가 조금은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