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는 수음이란 직접적인 표현을 약간 고상하고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자위행위를 많은 사람들이 보통 마스터베이션(Masturbation)또는 오나니즘
(Onanism)으로 보른다.

사실 오나니즘은 어원적으로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유다의 아들인
오난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위행위와는 거리가 멀고 질외사정 피임법
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자위행위의 순수한 우리말은 무엇일까.

답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는 거의 사장될 위기에 있는 "용두질"이 정답이기 때문이다.

같은 행위를 일컫는 말들 가운데 한자에서 파생된 수음이나 자위, 또는
영어 외래어지만 마치 우리 본말인양 쓰고 있는 마스터베이션이나 오나니즘
을 더 많이 상용하고 있다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자위행위 실태는 어떠한가.

필자가 1천여명이 넘는 한국 현역사병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인 98.1%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고 80% 이상에서 자제할
필요가 없다는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위행위를 하고 나서 죄의식을 느끼는 경우는 10%에 불과했으며 개인의
종교에 따라 별다른 차이를 나타내지도 않았다.

이 결과는 외국의 60~85%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난 것이어서 과거에 비해
자위행위에 대한 왜곡된 견해가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서 상당부분 바로
잡혀가고 있는 것 같다.

한편 자위행위를 일찍 시작할수록 성적 활동성이 높게 나타났다.

첫 성경험 시기가 빨라지고 성경험의 빈도도 많아지며 이에 따라 성병에
걸리는 비율도 높아지는 양상을 띠었다.

자위행위는 중학교 1학년을 전후해 시작되므로 이 시기에 아들을 둔
부모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성적 불확실성이 큰 청소년기의 자위는 성적 긴장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

또 부부들 사이에서도 성행위를 통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경우는 5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럴때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자위행위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수 있다.

성의학에서는 자위의 유일한 악영향으로 죄책감을 꼬집는다.

성행위를 생식의 목적으로만 인식하려는 기독교적 영향 때문이리라.

건강이 상할 정도로 탐닉하지만 않는다면 자위는 유용한 것이다.

적절한 자위는 성숙의 한 단계며 건강한 성적환상의 기초를 키우는 힘이
된다.

다행히도 자위행위 등 과거에 비해 많은 성의 개념들이 개방적이고 긍정적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어 안심이 된다.

< 최영진 연세대 남성의학연구소 연구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