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시장은 매우 불완전하다.

상호관계가 거의 없는 두 개의 시장으로 분리돼있다.

하나는 현대적인 기업부문에 있는 매우 작은 시장이다.

여기에서는 임금은 높고 근로자들이 원하기만 하면 평생고용이 보장돼있다.

노동법이 대체로 준수된다.

두번째 시장에서는 임금은 낮고 노동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며 고용의
안정성이 훨씬 떨어진다.

최하층에는 보수도 낮고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3D업종이 있다.

이들과 별도로 자영업부문이 있다.

3개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시장의 힘이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70년대에는 그 결과 완전고용이 한번 달성되면 임금이 상승하고 대기업의
고임금부문은 사회전부문의 임금을 끌어올린다.

최하층의 임금도 상승한다.

고실업의 시기에는 소기업과 대기업간 임금격차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낮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자리에도
매우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즉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기업들은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임금을 깎고 일자리를 떨어버리려
할것이다.

<> 21세기가 원하는 고용형태 =경제가 성숙할수록 근로자들은 노동의
과실을 누릴수 있는 레저시간을 더 많이 원하게 된다.

또 보다 만족도가 높은 일을 찾게 된다.

미래에는 인터넷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고 통신망으로 전세계가
연결됨으로써 이같은 일이 점점 쉬워질 것이다.

OMJ보고서가 만들려고 하는 고용은 어떤 종류의 것인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진취적이고 만족도가 높고 생활수준을 높일수 있는
일자리가 될 것이다.

기업활동의 부가가치를 증진시키고 임금을 제대로 받는 일자리다.

또한 가치창조를 통해 평균임금보다 높은 보수와 투하된 자본에 대한
보상까지 감안해서 이익을 남기는 자영업일 수도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모든 일자리가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자리여야 한다.

<> 미래의 노동시장 메커니즘 =시장이란 사고 파는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와 정보 정보중개자 공급자 수요자 투기자들이 있는 곳이라고
OMJ보고서는 정의한다.

노동은 13가지 요소중 독특한 요소다.

왜냐하면 공급자들이 고유한 동기를 가진 개인들이기 때문이다.

토지와 자본 자체는 동기가 있을수 없다.

그것은 토지와 자본의 소유자들이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은 노동을 공급하는 바로 그 사람 자신으로 간주된다.

노동시장은 어느나라에서나 분리돼있다.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일자리를 찾는 수많은 개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력을 구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특정한 형태의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나이 성별 교육정도 숙련도등의 조건이 있는 것이다.

미래의 노동시장은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

정보에 대한 수요는 또한 일자리에 대한 수요를 만든다.

채용과 관련한 회사로는 고용자를 위해 일하는 헤드헌터회사, 근로자
혹은 고용자와 근로자 양쪽 모두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용대행회사나
취업알선회사가 있다.

정부도 고용정보를 제공하는 사무소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모두 가치창조적인 일자리들이다.

미래에는 이런 모든 일들이 정보통신을 통해 일어날 것이다.

기술적인 잠재력으로 보면 증권거래소같은 온라인 노동거래소가 생길 수
있다.

그곳에서는 노동이 수요와 공급가격에 따라 리얼타임으로 거래될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선 실업자, 임시직이나 단기계약직 종사자, 아르바이트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OMJ보고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나라가
될 것을 권고한다.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특히 정부공무원들에게 많은
정보를 줄것이다.

그러면 노동시장에서의 투기자들은 누구인가.

인력회사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계약으로 노동력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다.

이같은 인력회사들이 미래에는 중요한 역할을 할것이다.

이들 회사는 최근에 26개업종에 대해 노동력을 공급할수 있도록
합법화됐다.

이는 한국이 요소시장을 왜곡하는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다.

대부분의 나라는 인력회사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제한도 가하지 않는다.

노동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노동법을 더 다듬어야 한다.

한국의 노동법은 외국인들과 경영자단체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그것은 한가지 원칙적인 결점이 있다.

기업이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하려는 노력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이 문제는 부가가치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대화를
함으로써 가장 잘 해결할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합의된 절차를 통해서 노동력에 대한 다운사이징이 필요한지가
드러나게 될것이다.

또 현 노동법상 불명확한 규제를 명확하게 해주고 절차도 투명하게
할것이다.

<> 미래의 노동력 수요 =미래에는 대체로 장년 고령노동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아주 젊은 근로자들은 줄어들 것이다.

여성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더 많이 진입할 것이고 경제활동인구는 급증할
것이다.

파트타임이나 유연한 형태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찾을 것이다.

지금 노동시장 구조로 보면 한국은 이같은 21세기의 새로운 수요에
적응하기 어렵다.

3D업종과 저임금으로 생존했던 공장들을 현대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많은 근로자들을 자영업으로 포용하지도 못했다.

또 숙련노동자들이 원하는 종류의 훈련프로그램을 공급하지 못하고
교육시스템을 개혁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이같은 영역에는 모두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동시에 가치창조형의 일자리가 만들어질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OMJ보고서의 목적은 단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자리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불황기라 하더라도 가치를 전혀 창조하지 못하는 일자리는 보전할
가치가 없다.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선 까닭에 3D분야에서 저임금 직업의 개선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

그런 일자리는 21세기의 모든 기술을 활용해 나아져야 한다.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도 3D업종 일자리는 여전히 비어있는 점을 감안,
이들 사업이 발전하도록 정부가 자금을 조성해야 한다.

보다 나은 설비나 기술을 갖추도록 하거나 발전된 경영기법을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것이고 사라지지
않는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뿐만아니라 관련업체들의 기술발전도 자극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군 가운데 하나가 예전의 고루한
기술 대신에 하이테크기술을 활용해서 쓰레기를 관리하는 회사들이다.

OMJ보고서는 교육제도를 개편하는것을 포함해서 노동시장을 발전시키면
4만5천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추산한다.

기존교육분야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수천여개의 일자리와 회사내의
인력관리부문같은 관련분야 일자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강조하였듯이 교육개혁에는 정보통신교육이 포함돼야
한다.

얼마전 삼보컴퓨터 사장이 대학입학시험에 컴퓨터과목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었다.

그것은 학생들을 모두 컴퓨터 문명인으로 만드는 동시에 시장에서 수요를
확산시켜 컴퓨터업계도 지원하는 방안이다.

< 정리=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