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국가신용등급이 좀 올라가야 할텐데"

무디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피치-IBCA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번주와 다음주중 잇달아 한국을 방문한다.

이를 계기로 신용등급이 올라갈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작년말 외환위기 이후 1년 가까이 투자부적격(투기적
등급)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제 2환란 가능성이 가신데다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이젠 올라갈때가 되지 않았느냐는게 우리측 희망사항이다.

<>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조사단이
지난 3일 재정경제부를 방문한데 이어 4일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둘러보고 있다.

조사단은 국가신용팀 2명과 은행신용팀 2명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한국의 외환사정과 금융.기업구조조정 추진상황을 집중 점검중이다.

또 S&P와 영국의 피치-IBCA도 다음주중 방한해 활동할 계획이다.

이들 신용조사단을 맞는 한국정부의 기대감은 여느때와 다르다.

대내외 여건이 호전되고 있어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갈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어서다.

지난달말 현재 가용외환보유고가 4백50억달러를 넘은데다 금융.기업구조조정
도 금년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래서 밖으로부터도 "밝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홍콩상하이은행은 "한국의 신용등급이 6개월이나
9개월안에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MF도 외환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한국이 내년중엔 플러스 성장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실제 올라갈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김우석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등급조정이 어떻게 나올지 어떤 예측도
힘들다"고 밝혔다.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한번 내려간 신용등급이 되 올라가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환보유고의 3배를 넘는 1천5백억달러의 외채는 조금도 줄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부채도 마찬가지다.

외양상 한국경제의 모습은 밝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빚더미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하다.

때문에 내년초까지 기업들의 워크아웃이 어느정도 진행돼 재무구조가
건실해지는 모습을 보여야 국가신용등급도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시기를 내년초로 점치는 것도
그래서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국가신용등급이란

국가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이란 한 나라의 채무상환 능력과
의사에 대한 평가를 등급으로 표시한 것이다.

이 등급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지표 역할을 한다.

국제 투자가들이 다른 나라의 신용상태를 자세히 알수 없기 때문에 이들
기관의 평가를 객관적인 투자지표로 삼는다.

따라서 국가신용등급이 높은 나라일수록 외국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은 높다.

정부가 기업및 금융구조조정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도 결국은 국가신용등급
을 올려 외자유치를 활성화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지난해 11월이후 하향 조정돼 여전히 "투자
부적격" 상태이다.

신용등급이 낮아진 계기는 지난해 10월께 기아자동차와 제일은행에 대한
정부개입이었다.

이후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부터 무디스사 S&P사 피치-IBCA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의 신용등급을 모두 투자부적격으로 강등했다.

[ 한국의 신용등급과 비슷한 나라들 ]

(98년9월30일 현재 무디스 평가기준)

<>.Baa1 : 칠레 그리스 쿠웨이트 마카오 파나마
<>.Baa2 : 헝가리 말레이시아
<>.Baa3 :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엘살바도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 튀니지
<>.Ba1 : 한국 필리핀 태국 바레인 코스타리카 이집트 리투아니아
모로코 오만
<>.Ba2 : 과테말라 인도 멕시코
<>.Ba3 : 아르헨티나 자메이카 요르단 카자흐스탄 러시아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