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짝 물러서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경제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견제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출범한 "경제평론가 모임"의 민병균 초대회장은 모임이 추구하는 바를
"견제"와 "균형"으로 요약했다.

"특정분야 연구원들은 이익집단의 입장에 설 수도 있어 진정한 정책평론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학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현실감각이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건설적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민 회장은 이런 문제 때문에 그 많은 경제전문가들도 외환위기에 대한
경고와 정책대응에 한발 늦었다고 꼬집었다.

경제평론가 모임은 객관성을 중시, 정부에 들어가는 회원에 대해선 자격을
일시 정지시킨다는 방침이다.

모임의 재정문제도 가능한 자체 해결키로 했다.

"정부나 대기업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다보면 비판의식과 견제기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민 회장은 앞으로 1년에 3-4 차례씩 정기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분야별로 이슈가 생기면 그 때마다 관심있는 회원들이 모여 토론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정형화된 모임 보다는 단순하면서도 유연성있는 토론모임을 지향할 것
입니다"

그래서 회원도 40-50대 박사만으로 제한했다.

30대는 아무래도 현실인식의 깊이가 얕을 수 밖에 없고, 60대이상은 의욕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

"젊은 연구자들이 현장경험을 간접적으로 접하고 안목도 넓혀 자기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는 토론을 할 때 자신의 주장만 강변하는 비건설적 토론문화도 바꿔
나가고 싶다고 한다.

"우리 모임도 철학적 기반이나 관점이 다른 회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상대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토론문화를 만들어 가면 결국 최소한의
컨센서스(합의)는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회원수도 50여명으로 제한했다.

회원들간 의견교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어떤 고려"에 의해 쉽게 회원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민 회장은 한국은행과 외국어대교수를
거쳐 장은경제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