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외환및 통화 정책을 둘러싸고 극심한 혼란상을 빚고 있다.

이른바 "골든 루블"제도로 회귀하는 문제에 대해 정책 결정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있다.

"골든 루블"은 달러화의 시중 유통을 금지시키고 루블화 가치를
중앙은행의 금보유고에 연동시켜 통화를 방어하는 구소련식 통화제도다.

2일 인테르팍스통신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골든 루블 제도로 돌아가는 방안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옐친 대통령이 에두아르드 로셀 니즈니노브고로드주(주)지사를 만난
후 중앙은행에 "골든 루블"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러시아내에서는 치열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골든 루블 제도의 지지자들은 러시아내 외국통화의 흐름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외환보유고를 효과적으로 유지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구 소련식 통화제도로 복귀할 경우
지하금융시장을 더욱 확대시켜 러시아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는 "러시아 정부가 달러화 유통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현재 통화정책이나 경제회생
방안에 대해서 어떤 합의도 보지 못한 상태"라고 말해 정부내 갈등을
시인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러시아 정부의 경제정책 혼선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시하고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정책의 복귀가 있을
때는 구제금융을 지원하지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관련 미셸 캉드시 IMF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를 증발하거나
외환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러시아는 하루빨리 채권자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금융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