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일 "판문점 총격 요청의혹사건"은 안기부가 관련
자들을 고문해 조작한 것이라며 특별검사제 도입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자고
요구했다.

이 총재는 이날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인권을 유린
해가면서 억지로 우리 당과 연관관계를 만들어 야당을 말살하려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일개 청와대행정관과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들을 비선조직으로
둔 일이 없다"면서 "북한측과 접촉해 "판문점 총격전 유발"을 요청하게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특히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이같은 치졸한 정치보복과
공작정치의 실체를 밝혀내고 국민과 함께 이를 심판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검제를 도입해 진상을 조사한 결과 북한측에 총격을 요청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사건인만큼 관련자는
엄중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 회견에 이어 한나라당은 대변인단 성명을 통해 총격 요청의혹
사건은 정부여당의 "3류소설류 가상 시나리오"라고 비난했다.

안상수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보복.편파수사와 서울역 유혈테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자 국면전환을 위해 안기부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또 안기부가 오정은 한성기 장석중씨에 대해 고문을 가해
사건을 조작했다는 당사자들의 진술이 있는 만큼 당 진상조사단의 면접조사를
허용할 것 등을 요구하는 9개 항의 공개질의를 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간부간담회를 열어 <>국세청을 동원한 세정문란사건
<>안보문란사건 등은 결코 정치적 타협이나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후 "오정은 한성기 장석중씨 등 3인조는 예비접촉선
이고 그 배후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 국민적 궁금증"이라며 이회창 총재의
친동생인 회성씨가 "배후 몸통"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