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양극화되고 있다.

강세통화와 약세통화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강세통화의 대표주자는 일본 엔화다.

뉴욕시장을 기준으로 할 때 엔화가치는 지난 25일 달러당 1백44.21엔에서
27일에는 1백41.85엔으로 급등했다.

도쿄시장에선 1백40엔때까지 상승했다.

엔화가 이처럼 강세통화로 급부상한 것은 러시아 사태에 겁을 먹은
서방은행과 헷지펀드들이 안전성을 찾아 일본 국채투자에 몰린 게 큰
요인이다.

실제로 28일 도쿄시장에서 10년만기 일본 국채의 수익율은 전날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1.06%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값으로 치면 사상최고인 셈이다.

엔화자체 보다 달러약세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세계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달러는 완연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이유로 프랑스 프랑,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등 유럽 선진국의
통화들도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이와달리 중남미 통화와 캐나다 달러, 오스트렐리아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등은 약세가 더욱 심화됐다.

멕시코 페소는 25일 달러당 9.60에서 28일에는 9.92로 급전직하했다.

또 캐나다 달러는 미달러당 1.5498에서 1.5788로, 노르웨이 크로네도
7.8625에서 8.0393으로 미끄러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원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즉,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올들어 계속 약세를 보여온 통화가치가
러시아 사태를 계기로 더욱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국제금융계에서는 "러시아 사태로 신흥시장과 자원의존도가
높은 나라 통화의 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